노무현 靑참모진 "盧 '나는 봉화산 같다'…정치개혁, 필생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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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진보 믿고 늘 몸 던져…언론개혁 필요하다는 생각 5년 내내 확고"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작성한 친필 메모 266건이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공개된 가운데 당시 청와대 참모진이 메모 속에 담긴 노 전 대통령의 철학과 고민을 소개했다."늘 자신감 있으면서 희망을 얘기하고, 역사의 진보를 믿고 몸을 던졌던", 그리고 "외로움을 극복하고라도 뭔가 이루고 싶다는 꿈이 간절했던", 또 "정치개혁을 필생의 숙제로 여기고 도전했던" 대통령 노무현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게 참모들의 얘기다.
◇ 강원국 "盧,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 자주 언급"=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 작가는 22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메모를 기록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기록을 남긴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기록물로 넘길 때 전혀 가리지 않았다"며 "그야말로 본인의 진심이 메모에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노 전 대통령이 자주 '봉하에 나는 산맥이 없이 우뚝 솟은 그냥 봉화산 같은 존재다, 산맥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언급하며 "그 한마디가 본인의 당시 처지나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메모에 담긴 노 전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해선 "언론의 역할, 사명이 막중하다고 생각하시고 그에 비례해서 언론이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정말 5년 내내 확고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 노 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그는 "대통령 구술을 받아쳤다.
거의 100% 구술에 토씨 거의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내가 지금 사과하면 탄핵 면해줍니까? 그래서 사과하면 봐주고 사과하지 않으면 탄핵되는 겁니까? 그런 사과라면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입에 발린 사과하지 않겠습니다'란 대목"이라고 말했다.다른 사람에 앞서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먼저 접했던 그는 "처음에 들을 때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는 있다"며 "대연정 제안을 하신다든가 큰 걸 말씀하실 때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메모 중 인상적인 부분을 꼽아달란 질문에는 "'국민들'이라고 그랬다가 '들'자를 뺐더라. 메모에서도 교정 교열을 보셨더라"면서 "'맞습니다, 맞고요' 이렇게 반복을 좋아하는데 메모에도 여전히 반복을 그대로 쓰셨다"고 답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한 번도 의기소침하거나 일희일비하는 걸 잘 못 봤다.
늘 자신감이 있으시고 늘 희망을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강 작가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도 "그 대목에서도 노무현이다"라며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고 역사의 진보를 믿고 몸을 던지고 늘 그래왔다.
어떻게 더 계산하고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분이 아니시다"고 평가했다.
◇ 김종민 "盧, '언론개혁은 감당해야 할 역사적 숙명'" =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친필 메모를 접한 소감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부분 처음 본 메모들"이라며 "꼭 자기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할 때 이런 메모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연히 대통령께서 행사하고 남기신 메모를 몇 번 봤는데 놀라운 게 그냥 친필로 약간 바쁘게 쓰신 것 같은데 메모 내용과 연설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며 "그냥 떠오르는 단상을 정리한 게 아니라 당신의 생각을 쭉 안에서 길어 올려서 마무리하면서 정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대통령은 말로 정치를 하는 거다.
말이 권력이다'는 말을 했다며 "말을 성의있게 해야 한다는 철학이 있으셨다"고 회고했다.
'외로이 떠 있는 대통령'이란 메모에 대해 "시민들의 뒷받침 때문에 대통령이 됐는데 자격 논란이 1년 내내 계속되는 걸 보고 시민들의 뒷받침만 갖고 안되는구나 하는 절박한 느낌들을 많이 가지셨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또 "대통령이 동종교배 이런 걸 되게 싫어한다.
우리가 예측을 깨고 당선된 죄, 지역구도 극복죄, 대선자금 수사, 이런 거 남들이 안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굳이 필요하다고 당신의 인생을 던져서 외로운 길을 걸은 건데 스스로 선택하신 것이다.
그래서 외로움을 극복하고라도 뭔가 이루고 싶다는 꿈이 되게 간절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언론 관련 메모에 대해서는 "2007년도에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언론하고 싸웠다고 생각하는데 싸워서 대통령 정책도 잘 추진도 못 하고 이거 과연 잘한 거냐'며 스스로 자문하시더라"며 "그러면서 '여러 가지 비판도 받았지만 내가 노무현이 역사적으로 감당해야 할 숙명이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좌진들도 대통령이 처음에 언론하고 각을 세우고 하는 것들에 관해서 부담스러워해 건의도 많이 드렸다"며 "마지막에 생각하면서 느낀 건 철학이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이 권력이라고 보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권력이든 대통령이라는 권력과 또 다른 권력이 결탁하거나 거래하면 결국 국민이 피해자고 민주주의가 뒤틀린다.
권력과 권력 간에는 서로 분립해야 하고 견제해야 한다, 긴장해야 한다, 그 철학이 확고하셨다"고 강조했다.
'해보고 싶은 것, 멀리 내다보는 일, 시스템을 고치는 일'이라는 메모에 대해서는 "멀리 보고 뚜벅뚜벅 가자는 말씀 참 많이 하셨다.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갈등과제에 대해서 합의해내는 능력이 안 생기면 국정을 못 푼다는 신념이 강하다"며 "정치개혁을 필생의 숙제로 여기고 도전하셨다.시스템을 고치는 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강원국 "盧,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 자주 언급"=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 작가는 22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메모를 기록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기록을 남긴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기록물로 넘길 때 전혀 가리지 않았다"며 "그야말로 본인의 진심이 메모에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노 전 대통령이 자주 '봉하에 나는 산맥이 없이 우뚝 솟은 그냥 봉화산 같은 존재다, 산맥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언급하며 "그 한마디가 본인의 당시 처지나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메모에 담긴 노 전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해선 "언론의 역할, 사명이 막중하다고 생각하시고 그에 비례해서 언론이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정말 5년 내내 확고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 노 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그는 "대통령 구술을 받아쳤다.
거의 100% 구술에 토씨 거의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내가 지금 사과하면 탄핵 면해줍니까? 그래서 사과하면 봐주고 사과하지 않으면 탄핵되는 겁니까? 그런 사과라면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입에 발린 사과하지 않겠습니다'란 대목"이라고 말했다.다른 사람에 앞서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먼저 접했던 그는 "처음에 들을 때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는 있다"며 "대연정 제안을 하신다든가 큰 걸 말씀하실 때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메모 중 인상적인 부분을 꼽아달란 질문에는 "'국민들'이라고 그랬다가 '들'자를 뺐더라. 메모에서도 교정 교열을 보셨더라"면서 "'맞습니다, 맞고요' 이렇게 반복을 좋아하는데 메모에도 여전히 반복을 그대로 쓰셨다"고 답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한 번도 의기소침하거나 일희일비하는 걸 잘 못 봤다.
늘 자신감이 있으시고 늘 희망을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강 작가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도 "그 대목에서도 노무현이다"라며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고 역사의 진보를 믿고 몸을 던지고 늘 그래왔다.
어떻게 더 계산하고 실패할까 두려워하는 분이 아니시다"고 평가했다.
◇ 김종민 "盧, '언론개혁은 감당해야 할 역사적 숙명'" =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친필 메모를 접한 소감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부분 처음 본 메모들"이라며 "꼭 자기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할 때 이런 메모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연히 대통령께서 행사하고 남기신 메모를 몇 번 봤는데 놀라운 게 그냥 친필로 약간 바쁘게 쓰신 것 같은데 메모 내용과 연설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며 "그냥 떠오르는 단상을 정리한 게 아니라 당신의 생각을 쭉 안에서 길어 올려서 마무리하면서 정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대통령은 말로 정치를 하는 거다.
말이 권력이다'는 말을 했다며 "말을 성의있게 해야 한다는 철학이 있으셨다"고 회고했다.
'외로이 떠 있는 대통령'이란 메모에 대해 "시민들의 뒷받침 때문에 대통령이 됐는데 자격 논란이 1년 내내 계속되는 걸 보고 시민들의 뒷받침만 갖고 안되는구나 하는 절박한 느낌들을 많이 가지셨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또 "대통령이 동종교배 이런 걸 되게 싫어한다.
우리가 예측을 깨고 당선된 죄, 지역구도 극복죄, 대선자금 수사, 이런 거 남들이 안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굳이 필요하다고 당신의 인생을 던져서 외로운 길을 걸은 건데 스스로 선택하신 것이다.
그래서 외로움을 극복하고라도 뭔가 이루고 싶다는 꿈이 되게 간절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언론 관련 메모에 대해서는 "2007년도에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언론하고 싸웠다고 생각하는데 싸워서 대통령 정책도 잘 추진도 못 하고 이거 과연 잘한 거냐'며 스스로 자문하시더라"며 "그러면서 '여러 가지 비판도 받았지만 내가 노무현이 역사적으로 감당해야 할 숙명이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좌진들도 대통령이 처음에 언론하고 각을 세우고 하는 것들에 관해서 부담스러워해 건의도 많이 드렸다"며 "마지막에 생각하면서 느낀 건 철학이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이 권력이라고 보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권력이든 대통령이라는 권력과 또 다른 권력이 결탁하거나 거래하면 결국 국민이 피해자고 민주주의가 뒤틀린다.
권력과 권력 간에는 서로 분립해야 하고 견제해야 한다, 긴장해야 한다, 그 철학이 확고하셨다"고 강조했다.
'해보고 싶은 것, 멀리 내다보는 일, 시스템을 고치는 일'이라는 메모에 대해서는 "멀리 보고 뚜벅뚜벅 가자는 말씀 참 많이 하셨다.
정치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갈등과제에 대해서 합의해내는 능력이 안 생기면 국정을 못 푼다는 신념이 강하다"며 "정치개혁을 필생의 숙제로 여기고 도전하셨다.시스템을 고치는 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