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바이든도 '돈풀기'…美 대선전 달구는 'SNS 전쟁'[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미국 대권주자들간에 ‘SNS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해 여야 대권주자들이 페이스북 등 SNS에 거액의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3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490만달러(약 59억원)을 페이스북 광고에 투입했다. 집계 시점 현재 민주당 대선주자 23명이 쓴 960만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거액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승리의 중심축이었던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전통적인 TV 광고보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여론을 장악했다. 민주당측 정치마케팅업체인 ‘불리 펄핏 인터렉티브’의 마이크 슈나이더는 NYT에 “트럼프는 오랫동안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곳에서 집중적인 선거운동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캠프가 지난 5주간 페이스북에서 트럼프 대통령 73세 생일 기념 마케팅을 벌인게 대표적이다. 45만 달러가 투입된 이 생일 광고는 유권자의 이메일이나 집 주소 등을 파악하는게 목적이다. 트럼프 캠프의 브래드 파스칼 선대본부장은 지난 1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까지 4000만~6000만명의 (휴대폰이나 이메일 같은)연락처 정보가 축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각 100만달러 이상을 페이스북 광고에 투입했다.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에는 턱없이 못미친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도 SNS의 위력에 점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민주당 대권주자 1순위로 꼽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공식 출마를 선언한뒤 23일만에 페이스북에 102만달러를 퍼부었다. 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쓴 62만달러보다 40만달러나 많다.민주당 후보군이 좁혀지고,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SNS에서 유력 대선주자들의 ‘머니 게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