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낙하산? 여신금융협회장 선거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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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신기술금융사 96곳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여신금융협회장 차기 인선 작업에 또다시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의 선거전이 시작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적격후보’를 추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간접적으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김대훈 금융부 기자
다음달 15일 김덕수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여신금융협회는 차기 회장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5일부터 신청서를 받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장은 카드사 사장단(7명), 캐피털사 사장단(7명), 여신금융협회 감사로 이뤄진 15명의 회추위 위원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 투표로 단일 후보를 올리면 회원사 총회가 이를 승인하는 선출 구조다.금융당국이 회추위에 전달한 인물들은 모두 경제관료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들이 실제로 후보자 등록을 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회추위원인 한 여신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아직까지 개별 회추위원들에게까지 구체적 얘기가 전달되진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30일 3인의 적격 후보로 추릴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추위원은 “비밀투표제로 이뤄져 있어 당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 투표를 하더라도 (당국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당국이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도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당국과 민간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협회장 자리에는 관료 출신이 적합하다는 분석도 있다. 그간 쌓아온 관계로 금융당국에 업계의 이익을 적절하게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관 주도의 낙하산을 민간협회로 내려보내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회추위원은 “민간 출신 회장보다 힘센 관료 출신 회장에 대한 목마름도 있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누가 온들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체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