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 대규모 '효성 타운' 고급빌라 조성

'1% 최상위층' 겨냥

지난 3월 1차 35가구 완공
프리미엄 최고 20억 붙어
한강·남산타워 등 조망 가능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효성빌라 청담101’ 1차.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5의 6 일대의 몇 안 남은 단독주택들이 지난 21일부터 철거에 들어갔다. 톱스타들이 즐겨 찾아 유명해진 옛 ‘태현 미장원’ 등이 있던 자리다. 국내 1%의 최상위층을 겨냥한 고급빌라를 짓기 위해서다. 고급빌라 전문 개발회사 청담일공일이 이곳에 28가구 규모의 ‘효성빌라 청담101’ 2차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1월 건축허가를 받고 4월 시공사를 선정한 뒤 지난달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고급주택 1번지로 통하는 청담동에 대규모 ‘효성 타운’이 조성되고 있다. 청담일공일은 지난 3월 ‘효성빌라 청담101’ 1차 35가구를 완공했다. 인접한 효성빌라 청담101 2차를 합치면 청담동에서는 보기 드문 총 63가구의 대규모 단지가 형성된다.
입주가 한창인 효성빌라 청담101 1차는 청담동에 10년 만에 들어선 신축 빌라다. 분양면적 566~683㎡로 구성돼 있다. 경사지 지형 특성을 살린 설계로 일부 호실에서는 거실 전면과 측면의 통유리를 통해 한강과 남산타워 등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다. 스크린골프장, 피트니스센터, 영화관 겸 파티룸, 소회의실 등을 갖춘 커뮤니티센터도 조성했다. 하이엔드급 주택관리 전문회사인 하우만이 시설·자산을 관리해준다. 모든 가구에 1억원을 호가하는 독일제 최고급 주방가구 ‘불탑’을 설치했다.

효성빌라 청담101 1차는 1980년대 초반에 지어진 옛 ‘효성빌라’를 허물고 다시 지은 건물이다. 강남 일대 고급빌라의 대명사로 통했던 옛 ‘효성빌라’의 이름을 그대로 살렸다. 시공사도 옛 효성빌라를 지었던 효성중공업이다.
효성빌라 청담101 2차도 1차와 비슷한 건물 외관, 커뮤니티센터, 내부 마감재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가구당 주차대수는 1차보다 넓은 5.4대로 설계했다. 분양가는 가구당 67억~115억원 선이다. 이미 사전분양을 통해 60% 정도가 팔렸다. 주로 유명 학원강사, 병원장, 금융회사 대표, 변호사 등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중인 1차엔 프리미엄도 붙었다. 55억~60억원 선에 분양한 566㎡는 요즘 70억원을 호가한다. 80억~90억원 선에 분양한 683㎡짜리 펜트하우스와 1층(전용정원, 지하실 포함)의 시세는 100억~110억원에 형성돼 있다. 강화성 청담일공일 대표는 “청담동 일대에선 주택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어서 신축 빌라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효성빌라 청담101 1·2차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신축을 원하는 주민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효성빌라 청담101 2차 부지와 맞닿은 ‘루카511 레스토랑’ 부지(1529㎡)도 법원 경매 절차를 밟고 있어 추가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달 18일 약 417억원에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전재홍 대진중개법인 부장은 “청담동에 이만한 규모의 사업부지가 나오기 힘들어 개발업체는 물론 명품 브랜드 기업, 시세차익을 노린 고액 자산가들이 입찰을 준비 중”이라며 “효성빌라 분양 성공 이후 청담동 일대에서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효성빌라 청담101 시공에 참여한 효성중공업은 고급주택 명가 재건을 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청담동, 삼성동, 반포동, 방배동 일대에 28개의 효성빌라를 조성했다. 전통 부촌으로 불리던 강북의 성북동, 평창동 등의 단독주택에 거주하던 부유층이 강남으로 옮겨가던 시기다. 당시 효성중공업을 필두로 벽산건설, 롯데건설 등도 고급빌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1980~1990년대 빌라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1980년대 초반에 지어진 고급빌라의 재건축 시기가 도래했다”며 “청담동 시공을 계기로 고급빌라 개발을 주력 사업의 하나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