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제조사만 150개'…선풍기, 똑똑하게 고르는 법

AC모터 힘센 바람, DC모터 초미풍
IoT, 음성인식 등 스마트 기능 트렌드
모터기술 보유한 국산 제품 추천
선풍기를 구입할 때는 모터 성능, 날개 특성, 안전 장치, 분리·세척의 편리함, AS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선풍기는 과거 강력한 바람과 회전 기능이 중요했지만, 이후 세밀한 풍량과 소음이 차별화 포인트로 꼽혔다. 최근에는 DC모터가 탑재된 프리미엄 선풍기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IoT·음성인식 등 다양한 편의기능도 탑재되는 추세다.
선풍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나라 연간 선풍기 판매량은 400~450만대 규모로 전체 매출은 2200억원 정도다. 시장의 60%를 세 업체(신일산업·한일전기·삼성전자)가 점유하고 있는데 1위 신일산업이 점유율 40%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위 한일전기와의 격차는 25%가 넘는다.

선풍기는 날개를 돌려 바람을 내보내는 구조로 만들어지는데 평균 가격이 5만원 정도로 낮아 이익률이 높지 않다. 선풍기 성능과 디자인이 비슷한 이유다. 최근에는 중국의 저가 제품이 대거 유입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선풍기를 검색하면 13만여 종이 나온다. 제조사는 150개 이상, 주요 업체만 해도 14개가 넘는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디자인, 가격에 맞춰 선풍기를 구입하는 경향이 많다. 전문가들은 선풍기를 구입할 때 날개, 모터, 안전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풍기 똑똑하게 고르는 법을 정리해봤다.

◆ 저렴하고 힘센 'AC모터', 비싸지만 섬세한 'DC모터'

선풍기의 핵심은 모터다. 모터가 회전하면서 바람을 내보내기 때문에 어떤 모터를 쓰느냐에 따라 성능이 결정된다. 주변에 있는 선풍기의 99%는 AC(교류)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힘이 세기 때문에 1960년(우리나라에 선풍기가 처음 보급됐던)부터 사용됐다. 다만 구조적 한계 탓에 바람 세기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없고 소음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도입된 게 DC(직류)모터다. DC모터는 가격이 비싸지만 바람의 세기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초미풍이 가능하다. 또 회전 소음과 전기 사용량이 적어 프리미엄 제품에 주로 사용된다. 저렴하고 힘센 제품을 원하면 AC모터 선풍기를, 비싸지만 섬세하고 조용한 성능이 필요하면 DC모터 선풍기가 정답이다.

◆ 바람의 질(質)은 날개 수가 결정

선풍기의 날개 수는 바람의 질과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날개 수가 적으면 바람의 속도가 강하지만 풍량이 적어 센 바람을 멀리 보내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날개 수가 많으면 풍속은 약하지만 풍량이 많아 부드러운 바람을 만들어 낸다. 강한 바람을 원하면 3~4엽을, 섬세한 바람을 원하면 7엽 이상의 선풍기를 추천한다.'선풍기의 애플'로 불리는 발뮤다 '그린팬S'가 14엽 날개의 2중 팬을 채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반대로 공기 순환이 목적인 서큘레이터는 강한 바람을 멀리 내보내기 위해 70% 이상이 3엽 날개로 제작됐다.

◆ 날개 없는 선풍기, 안전하지만 비싸고 시끄러워

대부분의 선풍기는 날개가 있지만 최근에는 날개 없는 선풍기도 인기다. 날개 없는 선풍기는 가격이 비싸지만 공기 순환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테리어 효과가 높아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다만 날개 있는 선풍기보다 소음이 커 소리에 민감한 소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또 선풍기 스탠드에 날개를 숨겨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낮다는 한계도 있다.

◆ IoT, 음성인식…더 똑똑해지는 선풍기

1970~80년대 선풍기는 강력한 바람과 회전 기능이 중요했지만, 1990년~2000년대 들어서는 세밀한 풍량과 소음이 차별화 포인트로 꼽혔다. 날개 수가 많아지고 DC모터가 탑재된 것도 2000년대 들어서다.

최근에는 신기술을 접목한 선풍기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제어하고,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말 한마디로 선풍기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 잊지 말아야할 꿀팁

무더운 여름에는 선풍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모터가 가열돼 뜨거운 바람이 나오거나 경우에 따라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모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게 좋다. 또 통상적으로 가벼운 제품보다 무게감 있는 제품 성능이 우수하다. 모터는 물론이고 전체적인 마감에서도 무게감 있는 제품이 신뢰도가 높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망의 간격과 날개 사이 거리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손을 대면 제품이 멈추거나 아이들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도 있으니 잊지 말자. 이 밖에도 세척과 보관이 쉽도록 안전망과 날개 분리·조립이 쉽고, 고장이 났을 때 간편하게 사후관리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하면 좋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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