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빨대 향한 불편한 시선…'환경 파괴 주범' vs '개인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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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를 전면 도입한 후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논쟁이 커지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스테인레스, 종이 등 친환경 소재로 만든 빨대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23일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친환경 빨대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스테인레스 빨대 판매량은 전년대비 997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판매량만 살펴봐도 이 품목은 전년동기대비 8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이 빨대 판매량과 실리콘 빨대 판매량 역시 각각 1277%, 672% 늘었다. 반면 일회용 빨대 판매량은 28% 줄었다.티몬도 비슷했다. 올해 1월1일부터 5월21일까지 스테인리스 빨대와 종이 빨대 판매량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34%, 71% 늘었다. 같은 기간 일회용 빨대 판매량은 3%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빨대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빨대 청소용 솔 매출이 199% 증가했다.
논란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면서 양 측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빨대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영상을 본 이후 친환경 빨대만 사용한다는 오 모씨(22)는 "플라스틱은 썩지 않은 상태로 바다에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라며 "특히 플라스틱 빨대는 부피가 작기 때문에 통째로 삼키는 생물이 많고, 이는 결국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인간에게도 해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마니아라는 안 모씨(41)는 "종이 빨대를 써도 커피를 마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왜 진작에 친환경 빨대로 바뀌지 않았는지 의문스럽고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는 왜 플라스틱 빨대를 여전히 고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반면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강남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 모씨(33)는 "플라스틱 소재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사용자를 탓할 게 아니라 폐기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면 문제는 확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 잠실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모씨(50)는 "현재 나오고 있는 종이 빨대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빨대 입구와 끝이 뭉개지기 때문에 이물감이 느껴져 거부감이 든다"며 "친환경적이면서 사용감도 더 좋은 빨대를 개발하면 될 일이지,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이 같은 논쟁은 지난해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를 도입하면서 본격화됐다. 스타벅스는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과 관련된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매장에서만 약 1억8000만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용됐다. 전세계적으로 100억개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스타벅스는 시대적 요구의 발맞춰 시범기간 도입 후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종이 빨대와 빨대 없는 리드(컵 뚜껑)를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빨대 사용량은 종이 빨대 도입 전 5개월 간(2018년 7월~11월) 약 8500만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용됐지만 도입 후 5개월간(2018년 12월~2019년 4월) 종이 빨대 사용량은 약 4300만개로, 빨대 사용량 자체가 약 50%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친환경을 강조하다 보니 종이 빨대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이에 스타벅스는 종이 빨대 내구성 강화에 집중했다. 빨대 제작 단계에서 종이 건조 방식을 변경했고 기존 내부 한 면만 진행했던 코팅을 내·외부 모두 친환경 소재의 콩기름으로 코팅했다.
스타벅스는 종이 빨대 확대와 함께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아이스 음료 전용 리드(빨대 없는 리드)도 함께 매장에서 제공하고, 기존의 플라스틱 스틱 대신 우드 스틱을 도입했다.전반적으로 커피업계는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는 추세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2위 투썸플레이스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300원 할인 혜택을 주고 있으며 재활용에 용이하도록 따뜻한 음료를 마실 때 제공되는 종이컵을 유색에서 무색으로 바꿨다. 장기적으로 종이 빨대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젤리너스는 업계 최초로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 일명 '드링킹 리드'와 텀블러를 각각 도입했다. 개인 머그잔 사용시 4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드롭탑도 개인 텀블러와 머그잔을 들고오면 3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종이 빨대 도입도 검토 중이다.
다만 블루보틀은 본사 정책에 따라 점진적으로 종이 빨대로 교체한다는 방침이지만 개인 텀블러 사용에 따른 할인 혜택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종이 빨대 도입은 결국 비용의 문제"라며 "종이 빨대 제작 단가가 플라스틱 빨대 단가의 5배 이상 들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그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즉각 멈추라는 일부 환경단체의 요구를 당장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양 측 소비자 간의 대립 양상으로 번지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나 매출에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23일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친환경 빨대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스테인레스 빨대 판매량은 전년대비 997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판매량만 살펴봐도 이 품목은 전년동기대비 8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이 빨대 판매량과 실리콘 빨대 판매량 역시 각각 1277%, 672% 늘었다. 반면 일회용 빨대 판매량은 28% 줄었다.티몬도 비슷했다. 올해 1월1일부터 5월21일까지 스테인리스 빨대와 종이 빨대 판매량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34%, 71% 늘었다. 같은 기간 일회용 빨대 판매량은 3%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빨대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빨대 청소용 솔 매출이 199% 증가했다.
논란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면서 양 측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빨대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영상을 본 이후 친환경 빨대만 사용한다는 오 모씨(22)는 "플라스틱은 썩지 않은 상태로 바다에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라며 "특히 플라스틱 빨대는 부피가 작기 때문에 통째로 삼키는 생물이 많고, 이는 결국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인간에게도 해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마니아라는 안 모씨(41)는 "종이 빨대를 써도 커피를 마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왜 진작에 친환경 빨대로 바뀌지 않았는지 의문스럽고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는 왜 플라스틱 빨대를 여전히 고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반면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강남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 모씨(33)는 "플라스틱 소재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사용자를 탓할 게 아니라 폐기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면 문제는 확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 잠실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한 모씨(50)는 "현재 나오고 있는 종이 빨대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빨대 입구와 끝이 뭉개지기 때문에 이물감이 느껴져 거부감이 든다"며 "친환경적이면서 사용감도 더 좋은 빨대를 개발하면 될 일이지,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이 같은 논쟁은 지난해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를 도입하면서 본격화됐다. 스타벅스는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과 관련된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매장에서만 약 1억8000만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용됐다. 전세계적으로 100억개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스타벅스는 시대적 요구의 발맞춰 시범기간 도입 후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종이 빨대와 빨대 없는 리드(컵 뚜껑)를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빨대 사용량은 종이 빨대 도입 전 5개월 간(2018년 7월~11월) 약 8500만개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용됐지만 도입 후 5개월간(2018년 12월~2019년 4월) 종이 빨대 사용량은 약 4300만개로, 빨대 사용량 자체가 약 50%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친환경을 강조하다 보니 종이 빨대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이에 스타벅스는 종이 빨대 내구성 강화에 집중했다. 빨대 제작 단계에서 종이 건조 방식을 변경했고 기존 내부 한 면만 진행했던 코팅을 내·외부 모두 친환경 소재의 콩기름으로 코팅했다.
스타벅스는 종이 빨대 확대와 함께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아이스 음료 전용 리드(빨대 없는 리드)도 함께 매장에서 제공하고, 기존의 플라스틱 스틱 대신 우드 스틱을 도입했다.전반적으로 커피업계는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하는 추세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2위 투썸플레이스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300원 할인 혜택을 주고 있으며 재활용에 용이하도록 따뜻한 음료를 마실 때 제공되는 종이컵을 유색에서 무색으로 바꿨다. 장기적으로 종이 빨대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젤리너스는 업계 최초로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 일명 '드링킹 리드'와 텀블러를 각각 도입했다. 개인 머그잔 사용시 4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드롭탑도 개인 텀블러와 머그잔을 들고오면 3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종이 빨대 도입도 검토 중이다.
다만 블루보틀은 본사 정책에 따라 점진적으로 종이 빨대로 교체한다는 방침이지만 개인 텀블러 사용에 따른 할인 혜택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종이 빨대 도입은 결국 비용의 문제"라며 "종이 빨대 제작 단가가 플라스틱 빨대 단가의 5배 이상 들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그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즉각 멈추라는 일부 환경단체의 요구를 당장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양 측 소비자 간의 대립 양상으로 번지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나 매출에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