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와 소송중인 美스타트업 "화웨이 부회장이 기술절도 지시"

CNEX "쉬 부회장이 비밀정보 분석 지시…中샤먼대도 도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이 에릭 쉬(쉬즈쥔) 화웨이 부회장을 기술 절취를 지시한 인물로 지목했다.스타트업 CNEX 랩스는 화웨이 순환 회장이기도 한 쉬 부회장이 자사 기술을 훔치는 데 공모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으며 내달 3일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심리가 열릴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EX는 반도체를 이용한 컴퓨터 저장장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 테크놀로지의 벤처캐피털 지원을 받은 업체다.

지난달 진행된 사전심리에서 CNEX 변호인단이 펼친 주장에 따르면 쉬 부회장은 자사 엔지니어에게 CNEX의 기술 정보를 분석하라고 지시했다.이에 따라 이 엔지니어는 2016년 6월 CNEX의 영업비밀인 정보를 얻어내려고 잠재적 고객인 것처럼 속여 CNEX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이후 CNEX 기술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화웨이의 반도체 부문인 하이실리콘의 경쟁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제출했다.

CNEX는 중국 샤먼대도 화웨이의 '기술 절도'를 도왔으며 쉬 부회장이 이를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CNEX가 2017년 샤먼대와 비밀유지 조항을 담은 계약을 맺어 학술 연구조사용으로 메모리 보드 제품을 공급했는데, 샤먼대는 화웨이에 모든 연구보고서를 제공하는 별도의 계약을 맺고도 이를 CNEX에 숨겼다고 변호인단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 변호인단은 쉬 부회장이 CNEX 정보 요청과 관련한 지휘계통에 있는 것이 사실이며 엔지니어가 데이터베이스에 보고서를 올린 것도 맞지만, 절도행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샤먼대와 맺은 계약도 CNEX가 특허를 받은 코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이 소송은 2017년 화웨이가 먼저 CNEX의 공동 창업자 황이런(로니 황)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중국계 미국인인 황이런은 화웨이 미국 연구개발센터인 퓨처웨이에서 2011∼2013년 일했으며 퓨처웨이를 떠난 직후 CNEX를 세웠다.

화웨이는 그가 퓨처웨이 직원 14명을 빼냈고 퓨처웨이의 자원과 기술을 훔쳐 특허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으로부터 기술을 훔친 것은 화웨이라며 맞소송을 냈다.

황이런은 퓨처웨이가 SSD 기술 전문성 때문에 자신을 고용하고도 입사 전부터 보유했던 지식재산권을 사들이는 대신 고용계약에 따라 회사에 양도하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다툼의 중심에 있다.미국은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하는 한편, 화웨이를 미국 기업과의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