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군기 용인시장,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90만원..시장직 유지

지난해 6월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백군기 용인시장이 법원의 1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90만원의 선고를 받아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은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2시께 열린 선고 공판에서 벌금 90만을 선고하고 선거사무실 임대비용 추정치인 588만2516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백 시장은 이에 따라 상급심에서 벌금 90만원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재판부는 백 시장이 불법 선거사무실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본선 준비과정이라 볼 수 없다면서도, 지인이 쓰던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동백 사무실에서 SNS 업로드, 토론회 준비, 홍보문구 작성 등의 행위가 이뤄진 것은 맞지만 통상적인 정치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행위"라며 "특정 선거에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명백히 인식할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동백 사무실을 3개월가량 무상으로 임차해 사용한 점은 선거 지출내용을 공개해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근본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공직선거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우선해 갖춰야 할 덕목인 점에 비추어보면 죄책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피고인이 부정하게 받은 재산상 이익이 약 3개월간의 사무실 임차료인 588만원 상당으로 아주 거액은 아닌 점 등에 비춰 시장으로서 업무수행을 계속하게 하는 것이 심히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 시장은 선거를 앞둔 지난해 1월 5일부터 4월 3일까지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유권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기소 됐다. 용인=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