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50선서 바닥 다지나

0.26% 내린 2059.5에 마감

장중 2050 깨지면 '사자' 늘어
'상승 베팅' 인덱스펀드에도 자금
코스피지수 2050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피가 이 밑으로 내려가면 ‘사자’ 수요가 붙으면서 다시 2050 위로 올라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5.27포인트(0.26%) 내린 2059.50에 마감했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 및 기업의 ‘융단폭격’ 등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날 한때 18.04포인트(0.87%) 떨어진 2046.82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개인투자자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였다.외국인과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809억원, 1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국, 일본 기업들이 중국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면서 글로벌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전날에도 장중 2048.01까지 하락했다가 결국 2070.80으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지수가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진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8배로, 세계 평균(2.0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1.0배), 중국(1.3배)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수 반등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인덱스 주식형 펀드에 3776억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에만 1025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이 기간에 1902억원의 신규 자금이 몰렸다.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실적을 감안했을 때 현시점에서 코스피 2000선은 12년 전 수준으로 지수가 돌아간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 증시가 극도의 저평가 국면인 만큼 기존 투자자 입장에선 당장 손실을 확정하는 것보다 반등을 기다릴 만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다만 반도체 업황 저점이 2분기에서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점은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