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커진 경기둔화 우려와 바닥에 온 코스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양국의 양보,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한국 증시가 바닥권인 만큼 화학 보험 기계 등의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24일 오전 10시4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2% 하락하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유럽과 미국의 제조업지표 둔화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했다. 코스피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는 중이다.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으로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신규 수주도 감소했다. 독일의 5월 제조업 PMI도 전월의 44.4와 시장 예상치 44.8을 밑돈 44.3으로 발표됐다.

부진한 경제지표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세계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를 촉발시켰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도 5.7% 급락했다. 이제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미국과 중국 정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에 가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며 "금융시장의 출렁임이 확대되면 양국 정부 모두 부담이라는 점에서 서로 양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제가 악화되고 물가가 낮은 수준이라면 미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 미 중앙은행은 추가 통화완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미국 10년물과 3개월물 장단기 금리는 어제 재역전됐다"고 했다.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시 미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로 대응하면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됐다.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간 만큼 미 중앙은행의 대응에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이같은 기대감에 더해 코스피가 연초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지금 충분히 단기 저점"이라며 "바닥을 다진 현 시점에서 이른바 '빈집털이'에 나설 업종을 눈여겨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종으로 화학 보험 기계 등을 꼽았다. 이들은 무역분쟁이 극심해진 이달 이후 낙폭이 컸다. 그러나 순이익 전망치는 한달 전보다 높아졌다. 증시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높지만, 짧은 호흡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