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밀짚모자 쓰고 이앙기 몰며 모내기…"올해 대풍 될듯"

경북 경주 옥산마을 방문…농업용 드론 작동 시연도 지켜봐
국수에 막걸리, 편육 등으로 농민들과 새참 나눠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경북 경주시를 찾아 모내기를 하며 농민들을 격려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과 함께 모내기가 한창인 경주시 안강읍 옥산마을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부터 마을 입구에는 '옥산마을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든 주민들이 모여 문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주민들의 환영 속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주낙영 경주시장으로부터 마을 현황과 경주시 농업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안강읍은 안강평야를 중심으로 농경지가 넓게 펼쳐진 들녘이 있는 경주의 대표적 쌀 주산지다.

특히 옥산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한 옥산서원 등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마을로 마을 공동체가 활발히 운영되는 곳이다.
설명을 모두 들은 문 대통령은 "경주의 농업 경쟁력이 놀라울 정도"라면서 "서원들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재킷을 벗고 밀짚모자를 쓴 채 모내기 장소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으로부터 최근 모내기 현장에서 이용되는 농업용 드론과 관련한 설명을 청취했다.

드론이 떠올라 비료를 뿌리는 장면을 본 문 대통령은 "옛날에는 농약을 뿌릴 때 농민들이 이런저런 병에 걸리기도 했는데 다행스럽다"면서 드론이 벼를 직파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지 등에 관심을 보였다.문 대통령은 조종 장치를 넘겨받아 드론을 움직이며 비료를 살포해보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30℃를 오르내리는 이른 더위 속에 모판을 이앙기로 옮겨 본격적으로 모내기에 동참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이앙기를 몰며 모내기를 거들었다.
모내기를 하는 동안 문 대통령은 틈틈이 일을 같이하는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젊은 부부에게 "지난겨울에 AI(조류인플루엔자) 같은 게 한 번도 발생하지 않고 농가소득도 꽤 올랐다"면서도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데리고 (농촌에) 사는 데 문화나 교육 시설이 아직 부족하죠?"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연간 소득이 얼마나 돼요? 영업 비밀입니까"라고 묻자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무인 이앙기 시연까지 지켜본 문 대통령은 국수와 편육, 막걸리 등이 준비된 장소로 이동해 마을 주민들과 새참을 먹으며 담소했다.

문 대통령은 "경주를 천년 문화의 도시, 관광도시로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농업 비중이 도내에서 가장 높다는 것을 알게 돼 놀랐다"며 "마을에 회재 이언적 선생이 세운 옥산서원 같은 문화재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방오현(김굉필·정여창·조광조·이황·이언적 등 5명의 현인)의 한 분인 이언적 선생이 낙향해 후진을 양성한 선비의 고향에서 모내기를 같이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모내기할 때 한해 농사가 예감된다고 하던데 올 한해 대풍이 될 것 같다"고 덕담도 건넸다.

문 대통령은 "대풍이라고 해서 꼭 기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수요를 넘겨 (쌀이) 생산되면 가격이 하락하는데 우리 정부 들어서는 2년 연속으로 수요를 초과하는 생산량은 시장 격리 조치를 취해 쌀값을 올렸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작년에 처음으로 농가소득이 연간 4천100만원을 넘었어도 부족한 점이 많다"며 "젊은 사람들이 올 수 있게 문화시설, 교육 시설을 개선하고 농가소득을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민 여러분이 정부 정책에 다 찬성하지는 않겠지만 '농업정책만큼은 잘한다'고 칭찬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대풍과 여러분의 건강, 행운을 함께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주민들과 새참을 나눈 문 대통령은 인근에 있는 유적지인 옥산서원과 정해사지 13층 석탑도 둘러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