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삼시 세끼 같이하는 아베…하루내내 '밀착 접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세끼 식사를 같이하며 '오모테나시(일본 문화 특유의 극진한 손님 접대)'에 힘을 줄 계획이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조찬과 오찬, 만찬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한다.골프장, 스모(相撲) 경기장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스킨십을 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흘간 일본 방문 기간 중 둘째날인 이날 일정은 두 정상 사이 친밀감을 강조하는 이벤트들로 채워졌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골프를 친다.
두 정상은 오후에는 도쿄(東京) 료고쿠(兩國)에 있는 국기관으로 이동해 스모 경기를 관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 제작한 '트럼프 배(杯)'를 우승 선수에게 수여한다.

이들은 저녁에는 도쿄의 번화가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아늑한 분위기의 일본식 선술집 '로바다야키'에서 만찬을 함께 한다.두 정상이 하루를 들여 '밀월'을 강조하는 것은 대외적으로는 미일 동맹이 굳건하다는 식의 메시지를 알리려는 의도를 가졌지만, 이보다는 각자 중요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자국 내 유권자들의 표심을 고려한 행보라는 측면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을 앞두고 아베 총리와의 친근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일본으로부터 투자를 끌어들여 자국 내 고용을 늘리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지지층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역시 여름 참의원과 중의원 동시 선거 개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하며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두 정상은 벌써부터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방일 첫 일정으로 열린 전날 일본 기업인들과의 만찬에서 "미일 동맹은 극히 특별한 관계다.

아베 총리와의 관계도 그렇다"며 아베 총리와의 개인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아베 총리 역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스카이트리도 이 역사적인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처(아키에 여사)와 나는 내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만날 것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도쿄의 랜드마크 타워인 스카이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전날부터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상징하는 청색, 적색, 백색 등 3가지 색깔로 조명을 밝히고 있는데, 아베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관련 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아침 골프장을 향하기 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오늘은 날씨도 좋고, 스모도 달아올라 있으니 새로운 레이와(令和) 시대에도 미일동맹을 더 흔들리지 않게 만들어가고 싶다"고도 말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대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27일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궁중만찬 개최를 앞둔 왕실은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쿄신문은 왕실이 내일 새 일왕 즉위 후 처음으로 국빈 환영 행사와 만찬을 개최할 계획이지만 강고한 미일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와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 대우를 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왕실 관계자는 "국가의 크고 작고와 관계없다.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지금까지의 다른 국빈과 마찬가지로 대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