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둔화 조짐에…구리값 한 달 새 9%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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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승분 거의 반납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로 올해 급등했던 구리값이 상승폭을 거의 다 반납하고 조정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달 들어 미·중 협상이 돌연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구리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0.07% 하락한 파운드(0.45㎏)당 2.69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구리값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이어가면서 타결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7일엔 연초에 비해 13.2% 오른 2.9675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주춤하다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본격화한 뒤 하락세를 탔다. 현재 가격은 연중 최고가(4월 17일) 대비 9% 이상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하락세는 다른 금속에 비해 더 가파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리값이 올해 상승폭을 거의 다 되돌렸으며 조정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에선 통상 최고가에서 10% 이상 떨어지면 조정장에 들어갔다고 분석한다.구리는 건설 및 제조업 등 산업 수요가 많다. 이 때문에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특히 중국이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세계 경제는 둔화 조짐이 커지고 있다. 미국만 해도 지난주 발표한 4월 내구재수주가 전월 대비 2.1% 감소했으며,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집계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09년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중국에서도 4월 산업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전달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헤지펀드 등 원자재 시장 투자자들은 최근 몇 주간 추가 구리값 하락을 예상해 매도 포지션을 대폭 늘렸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