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술은 사람을 연결하고 마음을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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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건배주 '백년의 고독' 만든일왕이 된 나루히토는 왕세자 시절 인터뷰에서 저녁 식사 때 반주로 어떤 술을 즐기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루히토는 “미야자키현에서 온 ‘백년의 고독’을 즐긴다”고 답했다. 이후 백년의 고독은 ‘왕세자의 술’로 불리며 인기가 높아졌다.
구로키혼텐의 양조철학
한국 찾은 구로키 신사쿠 사장

이 소주의 이름은 동명 소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백년의 고독》의 이름을 따랐다. 그는 “소설 《백년의 고독》이 일본에 번역 출간된 해와 구로키혼텐의 창립 100주년이 같았다”고 했다. 또 “소설 내용이 가문의 100년사를 다루고 있어, 우리 가문의 이야기와 닮았다”면서 “술이 오크통 속에서 홀로 갇혀 숙성되는 시간이 고독하게 느껴진다는 중의적 의미도 담겨 있다”고 했다.

구로키는 20대 초 프랑스 파리와 부르고뉴 지역에서 1년간 유학했다. 가업을 이을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프랑스의 와이너리를 돌아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차남이어서 가업을 잇겠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다”면서 “프랑스에서 땅과 물과 바람, 사람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와인의 세계를 만난 뒤 구로키혼텐의 앞으로의 100년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했다.
구로키가 5대 사장에 취임한 뒤 지난해 12월 내놓은 고구마 소주 ‘Q’는 와인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알코올도수 20~40도보다 훨씬 낮은 14도인 데다 향을 즐기며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넓은 와인 잔에 마신다.구로키는 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134년간 구로키 가문의 양조 철학은 ‘술로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다. 좋은 술은 우리의 전통과 다음 세대를 연결하고, 서로 다른 문화와 문화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보라 기자/사진=김영우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