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녹색 바람'에 유럽정치권 중도 좌·우파 '과점체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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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포퓰리스트, 의회 4분의 1 장악…별도 정치그룹 구성 추진
'EU 원심력' 커지나…중도 유럽통합파·녹색당 입김 거세질듯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예상대로 반(反)난민·반(反)유럽연합(EU)을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세력이 바람을 일으키며 약진했다.이에 따라 지난 2014년 유럽의회 선거부터 유럽정치권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뒤 EU 개별 회원국의 총선이나 대선에서 두드러졌던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의 급부상이 재확인됐다.
여기에다가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이번 선거에서 '녹색당 돌풍'까지 겹치면서 유럽정치권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26일 밤 28개 회원국에서 투표를 모두 마친 뒤 개표한 결과, 현재 유럽의회에서 3개 정치그룹으로 나누어진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전체 유럽의회 의석 751석 가운데 172석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이는 전체 의석의 4분의 1에 육박(22.9%)하는 것으로 역대 선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현재 154석에서 18석을 더 늘렸다.
영국 보수당과 폴란드 법과정의당(PIS), 스웨덴민주당(SD)이 속한 유럽보수개혁(ECR)그룹이 58석을,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영국 브렉시트당 등이 속한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EFDD)이 56석을, 이탈리아 동맹(League), 프랑스 국민연합(RN), 영국 독립당(UKIP) 등이 속한 '국가와 자유의 유럽'(ENF) 그룹이 58석을 각각 차지했다.그동안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 임하면서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있는 '삼국시대'를 끝내고 하나의 정치그룹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따라서 이탈세력 없이 단일 대오를 형성해 유럽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중도 우파 성향인 유럽국민당(EPP, 179석)에 이어 제2당으로 껑충 올라서게 된다.
지난 수십년간 EPP와 함께 연립해 유럽 정치권의 과점체제를 형성해온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S&D) 그룹의 예상의석 수 150석보다 22석 많다.더욱이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의 급부상은 유럽정치권의 두 축인 EPP와 S&D 체제의 과반의석을 붕괴시켰다.
이에 따라 EPP와 S&D가 계속해서 유럽정치권의 주도세력으로 남아 있으려면 중도 성향으로 유럽 통합 강화를 역설하는 자유민주당(ALDE) 그룹이나 녹색당 계열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을 끌어안은 ALDE 그룹은 이번에 107석을 얻어 현재 의석수(68석)보다 41석을 늘렸다.녹색당 계열도 이번 선거에서 70석을 얻어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의석수(52석)보다 18석이나 더 늘렸다.
이렇게 되면 ALDE와 녹색당 그룹의 몸값과 정치적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U의 주축세력인 EPP나 S&D로서는 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과 연대하기보다는 결국 EU를 지지하는 ALDE나 녹색당 그룹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은 특히 EU의 핵심국가에서 정치기반을 넓혔다는 점에서 향후 EU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의 경우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LREM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이탈리아에서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이 33.64%를 득표해 23.52% 득표에 그친 중도좌파인 민주당(PD)을 누르고 승리했다.
동맹은 5년 전 유럽의회 선거에선 득표율 6%에 그쳤으나 이번에 득표율을 5배 이상 올리며 파괴력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동맹은 단숨에 유럽의회 의석 28석을 차지했다.
독일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사·기민당 연합의 득표율이 지난 2014년 선거보다 상당폭 떨어지고, 대연정의 소수파인 중도좌파 사민당(SD)의 득표율은 지난 선거 때(27.3%)보다 10% 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위축됐다.
반면에 극우정당 AfD는 이번에 두 자릿수 득표율로 올라서며 지지기반을 넓혔고, 녹색당은 20% 넘는 득표율로 단숨에 제2당으로 도약했다.
제9대 유럽의회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의 세력이 더 커짐에 따라 EU의 정책에도 적잖은 변화가 뒤따를 것은 명약관화하다.
대표적인 예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유럽으로 난민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유럽의회에서 의회의 권한을 총동원해 EU 난민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그렇게 될 경우 이미 수렁에 빠진 EU의 난민 정책은 돌파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짐작된다./연합뉴스
'EU 원심력' 커지나…중도 유럽통합파·녹색당 입김 거세질듯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 예상대로 반(反)난민·반(反)유럽연합(EU)을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세력이 바람을 일으키며 약진했다.이에 따라 지난 2014년 유럽의회 선거부터 유럽정치권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뒤 EU 개별 회원국의 총선이나 대선에서 두드러졌던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의 급부상이 재확인됐다.
여기에다가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이번 선거에서 '녹색당 돌풍'까지 겹치면서 유럽정치권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26일 밤 28개 회원국에서 투표를 모두 마친 뒤 개표한 결과, 현재 유럽의회에서 3개 정치그룹으로 나누어진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전체 유럽의회 의석 751석 가운데 172석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이는 전체 의석의 4분의 1에 육박(22.9%)하는 것으로 역대 선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현재 154석에서 18석을 더 늘렸다.
영국 보수당과 폴란드 법과정의당(PIS), 스웨덴민주당(SD)이 속한 유럽보수개혁(ECR)그룹이 58석을,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영국 브렉시트당 등이 속한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EFDD)이 56석을, 이탈리아 동맹(League), 프랑스 국민연합(RN), 영국 독립당(UKIP) 등이 속한 '국가와 자유의 유럽'(ENF) 그룹이 58석을 각각 차지했다.그동안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 임하면서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있는 '삼국시대'를 끝내고 하나의 정치그룹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따라서 이탈세력 없이 단일 대오를 형성해 유럽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중도 우파 성향인 유럽국민당(EPP, 179석)에 이어 제2당으로 껑충 올라서게 된다.
지난 수십년간 EPP와 함께 연립해 유럽 정치권의 과점체제를 형성해온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S&D) 그룹의 예상의석 수 150석보다 22석 많다.더욱이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의 급부상은 유럽정치권의 두 축인 EPP와 S&D 체제의 과반의석을 붕괴시켰다.
이에 따라 EPP와 S&D가 계속해서 유럽정치권의 주도세력으로 남아 있으려면 중도 성향으로 유럽 통합 강화를 역설하는 자유민주당(ALDE) 그룹이나 녹색당 계열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을 끌어안은 ALDE 그룹은 이번에 107석을 얻어 현재 의석수(68석)보다 41석을 늘렸다.녹색당 계열도 이번 선거에서 70석을 얻어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의석수(52석)보다 18석이나 더 늘렸다.
이렇게 되면 ALDE와 녹색당 그룹의 몸값과 정치적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EU의 주축세력인 EPP나 S&D로서는 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과 연대하기보다는 결국 EU를 지지하는 ALDE나 녹색당 그룹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은 특히 EU의 핵심국가에서 정치기반을 넓혔다는 점에서 향후 EU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의 경우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LREM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이탈리아에서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이 33.64%를 득표해 23.52% 득표에 그친 중도좌파인 민주당(PD)을 누르고 승리했다.
동맹은 5년 전 유럽의회 선거에선 득표율 6%에 그쳤으나 이번에 득표율을 5배 이상 올리며 파괴력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동맹은 단숨에 유럽의회 의석 28석을 차지했다.
독일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사·기민당 연합의 득표율이 지난 2014년 선거보다 상당폭 떨어지고, 대연정의 소수파인 중도좌파 사민당(SD)의 득표율은 지난 선거 때(27.3%)보다 10% 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위축됐다.
반면에 극우정당 AfD는 이번에 두 자릿수 득표율로 올라서며 지지기반을 넓혔고, 녹색당은 20% 넘는 득표율로 단숨에 제2당으로 도약했다.
제9대 유럽의회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의 세력이 더 커짐에 따라 EU의 정책에도 적잖은 변화가 뒤따를 것은 명약관화하다.
대표적인 예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유럽으로 난민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유럽의회에서 의회의 권한을 총동원해 EU 난민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그렇게 될 경우 이미 수렁에 빠진 EU의 난민 정책은 돌파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짐작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