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추가 수당, 수익 중 비중 크지 않으면 줘야" 판결 잇달아

시영운수·한진重 통상임금소송 이어 남부발전 소송도 같은 취지 판단
"당기수익의 3.38%에 불과해 경영상 어려움 초래한다 보기 어려워"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서 추가로 줘야 할 법정수당이 회사 수익의 5% 미만 수준이면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재계는 추가수당을 줄 경우 경영상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통상임금 신의칙(信義則)'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해왔지만, 전체 이익에서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으면 이런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는 판례가 쌓이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한국남부발전 직원 93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직원들 주장대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회사가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법정수당 96억여원은 통상임금 신의칙 판단기준인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해 회사의 존립 자체를 어렵게 할 정도의 규모'가 아니라는 판단이다.앞서 대법원은 지난 2월에도 인천 시영운수 소속 버스기사 22명이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추가 법정수당이 회사의 연 매출액 2∼4%에 불과해 신의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어 이달 3일에도 한진중공업 노동자 360명이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추가 법정수당이 연 매출액 0.1%에 불과해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법정수당이 회사와 노동자 사이에 성립된 신의칙에 어긋날 정도이면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상임금 신의칙 원칙을 가급적 노동자에 유리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12월 '추가 법정수당 지급이 회사에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춰 신의칙에 현저히 반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한국남부발전 통상임금 소송은 진모 씨 등 직원 933명이 2012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다시 산정했을 때 미지급된 것으로 나타난 법정수당 116억여원을 달라며 낸 소송이다.

1·2심은 "추가 지급할 법정수당은 회사 당기수익의 3.38%에 불과해 회사에 예측하지 못한 부담을 지우고, 중대한 경영난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96억4천945만원의 법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대법원도 이 같은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