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9개 게임산업단체 "WHO, 게임이용장애 분류 재고해야"

국내 게임단체 89곳 결집 공대위 "복지부 항의 방문"…게임사들 SNS 캠페인

유럽,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한국, 남아공, 브라질 등 전 세계 게임산업협회·단체 9곳은 2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에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에 '게임이용장애'를 포함하는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전 세계 게임산업 협회, 단체들은 WHO가 학계의 동의 없이 결론에 도달한 것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결과, 의도치 않은 결과를 부를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 세계 게임업계는 각종 정보 및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게임 이용을 장려한다"며 "안전하고 합리적인 게임 이용은 우리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다른 가치들과 동일하다.

절제와 올바른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앞서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하기로 한 WHO의 결정을 수용해 국내 도입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반대 활동을 구체화하고 나섰다.

먼저 게임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고 보건당국 주도의 민관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긴급토론회'를 개최해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한 각계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9개 단체로 이뤄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29일 발대식을 열고 향후 보건복지부를 항의 방문하고 국회의장 면담, 문체부 간담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이와 함께 국회 정책토론회 및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온라인·오프라인 대국민 홍보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학회 및 단체 등 관련 기관과 협조하고 게임 인식 개선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국내 게임사들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하는 SNS 캠페인 전개에 나섰다.

24일 엔씨소프트, 네오위즈에 이어 27일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등 게임업체는 자사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게임은_문화입니다 #질병이_아닙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게임은 우리의 친구이며 건전한 놀이문화입니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표출했다.

앞서 WH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이번 개정안은 전 세계 194개 WHO 회원국에서 오는 2022년부터 발효되며 '한국표준질병·사인 분류체계'(KCD.질병과 사망원인)가 5년 주기로 개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도입 시기는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