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당 "대통령 최측근과 밀회한 국정원장, 총선 개입 가능성"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만찬 회동을 가진 것과 관련, “‘국정원장이 여당 실세와 밀회해 최대의 정보(기관) 관권선거가 시작된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 회의에서 “온갖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측근 실세를 만나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을지 가히 짐작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당 내 공천자에 대한 정보 수집, ‘야당 죽이기’를 위한 정보 수집, 그리고 대북 정보의 수집통인 국정원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여러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며 “왜 만났는지, 또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했다.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총선을 10개월 앞둔 민감한 시기에 국정원장이 여당의 총선 전략을 책임지는 대통령 최측근과 장시간 만난 것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 시비를 자초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고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정치 중립 의무를 지닌 서 원장은 어떤 성격의 만남이었고,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성실히 해명해야 한다”며 “일언반구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양 원장 뒤에 숨어서 입을 꽉 다물고 있어 비겁하고 한심하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양 원장과의 부적절한 만남으로 인해 서 원장 스스로 인사청문회에서 했던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란 약속이 의심 받고 있다”며 “정말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그는 “양 원장은 여권의 브레인답게 마치 가이드라인을 치듯 ‘사적인 만남이었고, 동석자도 있었다’는 동문서답을 내놓고 있다”며 “청와대도 ‘사적인 만남에 할 말이 없다’며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나와 “정보위원장인 나도 서 원장과 단 1분도 독대한 적 없고 전화번호도 알지 못하는데 양 원장은 4시간이나 만났는가”라며 “국정원의 정치 개입이 의심된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