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페이지 PT 자료 직접 준비한 윤종원 수석 "3대 新산업, 지금 씨앗 뿌려야 10년 뒤 열매"

한경 밀레니엄포럼

7월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 발표
OECD 대사 지낸 이력 바탕으로
한국 경제 치밀하게 비교·분석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28일 밀레니엄 포럼을 위해 76페이지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T)을 직접 준비했다.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는 길’을 주제로 한 이번 발표에는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지 만 1년을 맞는 윤 수석의 고민이 빼곡히 담겼다. 우리 경제의 현주소와 글로벌 트렌드, 혁신적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윤 수석은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의 제조업 가동률이 201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일부 지표로 ‘호황이다’, ‘아니다’를 논할 게 아니라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오는 7월 제조업 전반에 대한 해결책을 담은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청와대는 경제부처와 함께 전통 제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과 신산업 육성 대책을 총괄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등에서 드러난 한국의 수출 주도 경제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내용도 향후 대책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은 “정부가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민간 부문이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경제와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문재인 정부의 3대 핵심 육성산업을 예로 들며 “지금 뿌린 씨앗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초기수요를 만들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지낸 이력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를 OECD 평균 수준과 촘촘히 비교·분석해 발표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OECD 국가 상위 50%와 비교해 근로시간은 약 40% 많았지만 노동생산은 약 50% 뒤처져 있다는 설명을 부각시켰다. 이 같은 내용을 우리 경제가 혁신적 포용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근거로 들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우리 경제와 빗대 이목을 끌기도 했다. 상위권에 속한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공부시간으로 나눈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예로 들며 “학생들의 삶의 질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