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 러 하원의장 만나 "韓 평화, 모두의 이익…노력해달라"

"남은 임기 중 푸틴 대통령·볼로딘 의장 꼭 한국 와달라" 초청
한러 의회간 고위급 협력위 첫 회의 개최…한반도 문제 등 논의
문희상 국회의장은 28일(현지시간) 뱌체슬라프 빅토르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부탁했다.문 의장은 이날 오후 러시아 하원 의회에서 볼로딘 의장에게 "한반도 평화만 이뤄진다면 남과 북을 떠나 동북아, 유라시아 전체에 평화가 정착된다는 이야기고 그렇게 된다면 남북, 러시아, 기타 국제사회에 모두 다 이익이 된다"며 "한러 간 실질적 협력도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북한과 러시아의 신뢰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한 러시아의 힘은 막강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그 영향력이 한반도 평화의 기틀이 되도록 지금까지처럼 외교적 노력을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지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소강상태에 빠졌지만, 겉으로 그럴 뿐 한반도 평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한반도 평화가 지금 정도가 되기까지 러시아가 양자 관계, 6자 회담 등 다자 절차,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통해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고 제재에 보조를 맞춰준 점을 대한민국은 높이 평가하고 잊지 않고 있다"라고 감사를 나타냈다.

문 의장은 한러 관계 발전의 중요성과 의의를 강조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딘 의장을 한국에 초청했다.

그는 "제 임기가 1년 남았다.그 전에 푸틴 대통령과 볼로딘 의장이 한국에 방문해주셨으면 한다"라며 "푸틴 대통령께도 꼭 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문 의장은 "지금까지 한러관계를 일부에서 'NATO'(No Action, Talk Only)라고 했는데 이제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라며 "한러관계가 더 올라갈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 됐다는 것도 분명하고 의회 간 교류도 그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국회와 러시아 하원 의회가 함께 추진한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 대해서는 "오는 9월 4차 회의가 열리는데, 국제적으로 '브랜드화'돼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라며 "5차 회의는 아시아와 유럽의 (개최국) 교차 원칙에 따라 아시아에서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볼로딘 의장은 문 의장의 초청에 "푸틴 대통령께도 (초청 제안을) 꼭 전달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러시아에 방문해 하원에서 한 연설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라며 "문 대통령의 방문과 연설이 러한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주고 아주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와 한국의 정상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도 의장으로서 정상들의 합의 실행을 위해 입법적 지원을 하고 지지해야 한다.

의회 간 교류 접촉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과 볼로딘 의장의 면담에 이어 '한러 의회간 고위급 협력위원회' 첫 회의가 개최됐다.

한국 국회에서는 한러 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송영길·박재호 의원,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참석했고 러시아 하원 의회에서는 올가 에피파노바 부의장, 레오니드 슬루츠키 외교위원장, 바벨 자발니 에너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러 의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와 다자협력, 경제협력, 입법 지원, 문화·교육·인적교류, 수교 30주년 기념행사 등을 논의했다.

문 의장은 개회사에서 "내년 협력위 2차 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고자 한다"라며 "가스·전력·철도·건설 등 협력사업, 남북러 3각 협력, 한러 지방간 협력,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등 모든 분야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의회가 입법과 예산심의로, 또는 정치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한편, 문 의장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