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일 마치고 귀국…CNN "스스로 위풍당당함 깎아내려"

北 관련 발언에 "대선 국면과 무관치 않아…日 환대, 이상한 방식으로 되갚아"
CNN "바이든보다 김정은 편…규범 산산조각 내고 선거판에 외국정상 끌어들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일본 국빈 방문을 마치고 28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로 복귀한다.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기간 내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밀착 환대'를 받으며 미일 간 '밀월'을 과시했으나 이번에도 논란을 피해가진 못했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워싱턴 문법을 벗어나는 특유의 스타일과 발언으로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면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와 관련된 발언이 미 조야 안팎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이달 들어 두 차례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개의치 않으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핵심 참모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및 동맹인 아베 총리와 확연한 간극을 노출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맹비난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맹폭'한 북한의 성명을 반기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동료 미국인'보다 '잔혹한 독재자' 편을 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CNN 방송은 이날 '트럼프, 자신의 위풍당당함(pomp and circumstance)을 깎아내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통해) 휘몰아치는 워싱턴의 폭풍에서 한발 비켜서 있을 수 있었지만, 그에게 논쟁을 피하라고 요구하는 건 나방에게 백열전구를 피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짧은 일본 방문을 2020년 대선과 대북 기조를 둘러싸고 워싱턴에 '새로운 분노'를 자극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의도적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잠재적 대선 라이벌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하는 데 있어 '악랄한 독재자 김정은'을 대변하는 북한 관영 매체 편을 들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슈를 피할 수 있었지만 '규범을 산산조각내는' 특유의 정치적 방식으로 오히려 논란을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미를 축소한 것과 관련, CNN은 "그에게 믿기 어려울 정도의 환대를 베푼 일본 호스트들에게 위협이 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묘사했다.

이와 관련,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그의 대표적 '이슈'로 여기기 때문에 북한의 무기 제거와 관련해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는 걸 인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미국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걸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동맹들, 그리고 심지어 참모들로부터도 자신을 고립시키고 있다"며 "2020년 재선을 위한 시동을 걸면서 자신의 비핵화 노력이 성공하리라는 걸 간절히 고집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및 참모들과의 균열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에 계속 '구애'하는 것이 대선용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제재' 위반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일본과 선을 그은 데 대해 CNN은 "일본이 보여준 극진한 환대를 이상한 방식으로 되갚아줬다"면서 볼턴 보좌관과의 균열도 다시 한번 노출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볼턴 보좌관의 입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CNN은 내다봤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비난을 반긴 것과 관련, 지난 대선 당시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을 환기하며 "이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국내 정치 이슈에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관습을 깨는 것일 뿐 아니라 자신의 정적보다 '살인적인 독재자'와 보조를 맞춤으로써 재선에 도움만 된다면 미국 민주주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든 간에 외국의 지도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트윗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에도 국내외 현안들에 대한 '폭풍 트윗'을 멈추지 않았다.

이를 두고 CNN은 "13시간의 시차에도 불구, 사람들의 '시간표'를 허물어트리며 마치 백악관이나 골프 리조트에 있을 때와 같은 정도의 관심도를 요구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시간과 장소도 가리지 않는 SNS 및 미디어 노출이 정치적 지지층의 열성에 기대 재선 승부를 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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