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메르켈, 후계자와 불화설

"총리 맡기엔 능력 부족" 뜻 밝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그의 후계자인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독일 집권 기독교민주연합(CDU) 대표 간 불화설이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독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메르켈 총리가 크람프카렌바워 대표가 총리직을 맡기에는 다소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크람프카렌바워 대표가 다음달로 예정된 당 대회에서 자신의 조기퇴임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임기를 끝까지 마칠 것”이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10월 말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당대표 사퇴와 함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크람프카렌바워 대표는 지난해 12월 새 당대표에 선출됐다. 메르켈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크람프카렌바워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가 불신임을 시사하면서 크람프카렌바워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불확실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50%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5%까지 나왔다. 반면 크람프카렌바워 대표의 지지율은 1월 46%에서 이달 36%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CDU 내에서는 메르켈 총리에게 다시 당대표를 맡아달라는 요청까지 나오고 있다.

CDU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역대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크람프카렌바워 대표의 책임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크람프카렌바워 대표는 그간 여러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27일 선거 기간 온라인에서의 정치적 발언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논란이 됐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