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메릴 맥마스터 '시간의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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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겨울 숲 한가운데, 기묘한 자세의 여인이 있다. 좌우로 뻗은 팔 위에 문서들이 올려져 있고 그 아래로 붉은 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 사진은 캐나다 사진가 메릴 맥마스터가 스스로 모델이 돼 촬영한 ‘시간의 중력’이란 작품이다.
원주민 크리족과 유럽계 캐나다인 사이에서 태어난 맥마스터는 20대 초반 예술 활동을 본격적으로 할 때부터 지향점을 ‘자아 찾기’로 잡았다.작가는 캐나다 원주민 부족들의 원로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역사와 풍속을 배워나갔고, 그 놀랍고 신비한 이야기들을 사진으로 재현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원주민 복장을 하고, 자신이 쓴 일기를 모아 책으로 꾸민 뒤 숲속의 커다란 나무 앞에서 들고 찍은 ‘시간의 중력’이다. 숲은 긴 역사를 가진 자신의 뿌리를, 어깨 위의 책들은 현대를 살아온 개인의 삶을, 붉은 끈들은 그 두 세계의 연결을 상징한다.
맥마스터는 이렇게 행위예술과 사진을 결합해 캐나다 원주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전시작)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