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 이용자 많은 나라에 세금 더 내라"…G20 'IT 대기업' 새 과세 틀 논의

주요 20개국(G20)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을 겨냥한 새로운 과세체계 마련 논의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구글 아마존 등 거대 IT 기업들이 큰돈을 벌고 있지만 정작 수입이 발생한 나라에서 제대로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내달 8~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급속히 팽창하는 디지털 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법인과세의 기본 틀이 논의될 예정이다.

거대 IT 기업들이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법인세율이 낮은 조세피난처 등에 본사를 두는 점 등을 고려해 서비스와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로 세수의 일정 부분을 이전하는 것이 새 체계의 핵심이다. G20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세수 체계 확립을 위한 기본 방침을 정하고 내년에 최종 합의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애플 등 거대 IT 기업들과 스타벅스 같은 다국적 기업의 세금 부담이 너무 적다는 인식이 확산돼 왔다. 100여 년 전 산업화 시대에 갖춰진 국제 과세 규칙이 본사나 공장 등 물리적 거점을 기준으로 한 이익을 바탕으로 세액을 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 거점 없이 인터넷을 통해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새로운 과세체계가 실효성 있게 적용되려면 각국의 세법과 조세 관련 조약을 재검토해야 하는 만큼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새로운 과세체계가 도입되면 IT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 의류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도 세금을 내는 곳이 본사 등 소재지에서 진출국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