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법인분할 주총 D-1…'강대강' 대치 긴장감 최고조

민주노총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주총장에 경찰 등 1만명 집결
법원 집행관 "주총 방해하면 안 된다" vs 노조 "생존권 걸린 문제"
회사측 주총 강행 예고…주총장 탈환싸고 무력충돌 가능성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30일 노조가 점거한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 민주노총 조합원 수천명이 모여 주총 저지 결의를 다졌다.회사는 예정대로 주총을 성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날 오후 5시 한마음회관 앞에서 영남권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자동차 노조, 대우조선해양 노조원과 민주노총 총합원 4천명가량이 참여해 한마음회관 앞 공간을 가득 채웠다.민주노총은 이 대회에 왔다간 인원을 모두 합하면 1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분할 반대한다", "주총 저지하자" 등 구호를 외치고 때때로 부부젤라를 동시에 불며 결의를 다졌다.

박근태 현대중 노조지부장은 "회사는 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을 빚더미 회사로 만들려고 한다"며 "회사가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도 싸움을 중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또 "현대중공업에서 중간지주사를 만들면 다른 기업도 따라하고 노동자들은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며 "반드시 분할을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구가 울산 동구인 김종훈 민중당 의원도 이 대회에 참가해 "현대중과 산업은행은 조선 노동자 삶을 고려하지 않고 이윤만 챙기려고 대우조선 인수와 법인분할을 추진했다"며 "회사는 주총 중단을 선언하라"고 말했다.

현대중 노조는 지난 27일 한마음회관 기습 점거 이후 나흘째 농성과 사흘 연속 전면파업을 이어갔다.밤사이 회사 측 경비용역업체 인력이 동원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마찰을 우려한 경력이 한때 전진 배치되는 등 농성장 주변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영남권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대회에 이어 촛불문화제를 열고 주총이 열릴 예정인 31일까지 밤샘 농성에 합류할 방침이다.

주총 예정 장소인 한마음회관 점거 노조원들이 출입문을 봉쇄해 외부에서의 진입을 막고 있다.

출입문에서 다소 떨어진 한마음회관 주변 역시 노조원들이 오토바이 수백 대로 둘러싸 바리케이드를 쳤다.

울산지법은 이날 집행관들을 농성 현장에 보내 재판부가 결정한 주총 방해 금지 내용을 노조 측에 고지했다.

집행관들은 "내일 주총을 방해하지 마라"고 말했고, 노조 측은 "생존권 보장을 위해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대응했다.

양측은 3분가량 대화한 끝에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돌아섰다.

회사는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예정대로 열 방침이다.

사측은 시설물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3차례 요청한 상태다.

회사 관리자들은 지난 28일과 29일 연속 농성장을 찾아가 "법 테두리 안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총 개최 시간이 다가 올 수록 긴장감은 커질 전망이다.

경찰은 노사 충돌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경력을 64개 중대 4천200명으로 늘렸다.
노조는 회사가 법인분할 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에, 부채는 신설 현대중공업에 몰리게 돼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악화, 지역 경제 침체 우려가 있다며 주총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회사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법인분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고용안정과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고 노조에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