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른 골프웨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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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마·스릭슨 이어 마제스티·미즈노까지 '입성'미즈노골프는 최근 의류 전문 디자이너를 3명 고용했다. 6월 초에는 상품기획자(MD)도 합류한다. 영업 인력까지 추가해 조만간 디자인팀을 10명 안팎으로 늘릴 계획이다. 내년 봄여름(SS) 골프 의류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미즈노골프 관계자는 “국내 아마추어 골퍼와 투어 프로를 겨냥한 맞춤형 의류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용품에서 의류에 이르는 전 분야에서 소비자 대응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골프 용품 기업들이 잇따라 골프 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골프 의류 시장이 매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서다.마제스티도 시장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미즈노골프처럼 직접 의류 사업을 하는 대신 제3사업자에게 브랜드 라이선스를 빌려주는 방식을 택했다. 마제스티코리아 관계자는 “사업성 검토 끝에 승산이 있다고 봤다”며 “마제스티가 추구하는 콘셉트에 걸맞은 사업자에게 브랜드를 빌려주고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제스티코리아는 최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오케스트라PE가 마루망코리아를 전격 인수하면서 바꾼 이름이다.
두 회사뿐 아니다. 올해 이미 스릭슨과 혼마가 새롭게 도전장을 던졌다. 혼마는 일본 본사에서 기획된 제품을 수입해 지난달 서울 강남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연내 30곳 정도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은 스릭슨 판권을 사들여 지난달 국내에서 스릭슨 골프웨어를 처음 선보였다. 올해 백화점에 7개 매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PXG와 테일러메이드를 비롯해 최근 5년간 새로 생긴 골프 의류 브랜드만 40개를 넘는다.골프 의류 시장은 ‘빅뱅’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5년 2조6635억원 규모였던 골프 의류 시장은 2016년 3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7년엔 3조7000억원대로 덩치를 불렸다. 작년엔 4조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골프=패션’으로 생각하는 여성 주도의 젊은 층이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누리 KB증권 선임연구원은 “비회원제 중심으로 골프 대중화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일상복을 표방하는 골프웨어가 늘어나면서 점진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망은 밝지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프 의류업체 관계자는 “용품을 사러와 의류를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토털 브랜드 육성은 피하기 힘든 유혹”이라면서도 “브랜드만 100개가 넘을 정도로 시장이 과열돼 있어 한때 유행처럼 번진 아웃도어 시장의 데자뷔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