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람선이 뒤에서 쾅 '7초 만에 침몰'…피해자 대부분 가족 여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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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3명 탄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7명 사망·19명 실종
가족·친구끼리 여행 갔다 참변
구조된 7명은 현지 병원 세 곳으로 나뉘어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4명은 퇴원했다. 다른 생존자 3명도 곧 퇴원할 예정이다. 현지 당국은 전문 다이버를 동원해 실종자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으나 불어난 강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부다페스트에는 시간당 10㎜의 비가 내렸다.사고는 관광객들이 탄 배를 바이킹시긴이 뒤쪽에서 갑작스럽게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생존자 정모씨(31)는 “큰 크루즈가 접근하는 걸 봤지만 설마 그 유람선이 그대로 우리 배를 들이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순식간에 배가 완전히 뒤집히며 침몰했다”고 말했다.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허블레아니는 다뉴브강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헝가리 경찰당국은 “허블레아니가 대형 유람선인 바이킹시긴과 두 차례 추돌한 뒤 7초 만에 침몰했다”며 “경찰과 구급대가 출동하기 전까지 시민이 승객을 구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추돌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침몰한 유람선에 탑승한 한국인 여행객들은 주로 가족·친구끼리 9일 일정의 발칸 및 동유럽 6개국 패키지여행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관광객들은 6세 여자 어린이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다. 가족 4명이 함께 온 경우도 있었으며 부부만 4쌍, 50~60대 동년배 6명이 모여 온 무리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일 출국해 동유럽 4개국, 발칸 국가 2개국 등 총 6개국을 여행한 뒤 다음달 2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여행사는 사고가 난 여행객들의 가족 5명을 31일 오전 1시 항공편으로 부다페스트로 우선 보낼 계획이다. 이후 다른 가족들도 항공편이 잡히는 대로 현지로 보낼 예정이다. 참좋은여행사 관계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에 최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승객 중 가장 어린 김모양(6)은 어머니, 조부모와 함께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의 실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웃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A씨는 “김양의 조부모가 올해 환갑이라 여행을 떠났는데 이런 소식을 들어 황망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강물 불어 구조 난항
사고 직후 구조 인력이 빠르게 투입됐지만 강물이 불어난 데다 물살이 빨라져 생존자 수색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많이 불었고, 수온도 15도 이하로 아주 낮아서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이 구명조끼조차 착용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존자 안모씨(60)는 “유람선 투어 출발 때도 사고 시 대처요령이나 안전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그렇게 많은 관광객이 야간 유람선을 타는데 사고 대응체계 자체가 없는 것 같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헝가리 당국은 생존자를 찾기 위해 200여 명의 구조인력을 투입했다. 구조와 수색 작업의 범위도 헝가리 쪽 다뉴브강 전체로 확대됐다.
배태웅/노유정/이주현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