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멕시코 관세카드' 쇼크…美증시·유가·국채금리 '뚝'

미중 무역전쟁에 취약해진 투자심리 직격…'안전자산' 金 강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대(對)멕시코 관세카드'를 꺼내 들자, 뉴욕 금융시장은 얼어붙었다.'미·중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합의안의 비준에 차질이 빚어지고, 멕시코와 '북미 경제권'으로 묶인 미국의 실물경기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54.84포인트(1.41%) 급락한 24,815.04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6.80포인트(1.32%) 하락한 2,752.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4.57포인트(1.51%) 내린 7,453.15에 각각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주 3.01% 낙폭을 기록했다.

6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011년 이후로는 최장기간 하락세를 보였다.채권값은 초강세를 보였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금리)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2.129%로 전날보다 0.088%포인트 하락했다.10년물 국채금리는 이번 주에만 0.2%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면서 2%선을 위협받게 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1.937%로 0.136%포인트 급락하면서 2%를 밑돌았다.

무역전쟁발(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투자심리가 바짝 위축되면서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5%(3.09달러) 내린 53.5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12일 이후로 최저치다.

이로써 WTI는 이번 주 8.7% 급락했고, 5월 월간으로는 1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은 부각됐다.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5%(18.70달러) 상승한 1,311.10달러에 마감하면서 1,300달러 선을 되찾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