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장관 "외교적 해결위해 군사적으로 여지 둔것"

한미일 등 주요국 국방장관들 총출동 '아시아안보회의'서 연설
"北, 경제-평화 위해 비핵화해야…확신 갖도록 국제사회가 도와달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일 "(북핵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군사적인 부분에서 여지를 두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정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북한이 육해공에서 군사합의서를 잘 준수하고 있고, 과거와 비교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 현저히 감소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군사적 부분에서의 여지'라는 말은 대규모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폐지 또는 규모 축소 등 한미 조율하에 취해진 대북 군사적 유화조치와 긴장 완화 조치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은 정 장관이 '한반도 안보와 다음 단계'를 주제로 연설한 뒤 이어
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다.그는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해 대화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방안에 대해 견해를 질문받자 "우리도 유엔 결의를 충실히 이행 중"이라고 전제하고 "북한이 과거와 같은 길로 돌아서지 않도록 이끌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일부 인도적 지원 등 군사적 긴장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지난달 초 발사한 미사일을 두고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서는 "일각에서는 (그 미사일이)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동일한 그런 신형미사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그러나) 이스칸데르와 많이 유사한 점도 있지만 조금 다른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행동 이면에는 미국의 정책변화와 한국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유도, 체제 결속 도모 등 대내외적 메시지가 함께 담겨있다고 본다며 "(북한 역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대화로 풀어가려는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정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은 5월에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비핵화 협상에서 이탈해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위협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9·19 남북군사합의를 철저하게 이행하면서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이날 16분간에 걸친 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및 남북한 간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에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또 "'하노이 회담'이 비록 합의에 이르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두 정상은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고, 원하는 바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며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그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특히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9ㆍ19 군사합의)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북한은 경제번영과 평화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비핵화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북한이 이런 점을 확신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정 장관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정 장관은 "국제법적 질서 유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 이 지역국가들과 같이 협력하고 공존하면서 평화 번영의 길로 가야한다는 부분에서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아태지역과 유럽 주요국 국방장관, 안보 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