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자 탄생할지 주목 "박성현 언니 팬…언젠가 프로 골퍼로 세계 1등 되고파"
"안녕하세요. 제 한국이름은 김민경입니다."여자골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재미교포 지나 김(19)이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지나 김은 미국 듀크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마추어 선수다.
지나 김은 1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천535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깜짝 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다.지나 김은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3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66타수는 US여자오픈 역대 아마추어 선수의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이다.
이 때문에 지나 김은 1967년 카트린 라코스테(프랑스) 이후 역대 두 번째 아마추어 우승자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워싱턴포스트, ESPN 등 외신들도 "듀크대의 지나 김이 US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켰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2라운드에서도 단독 4위로 돌풍을 이어간 지나 김은 1일 3라운드에서는 2타를 잃고 공동 12위로 내려갔다.
그러나 표정은 여전히 밝았다.3라운드를 마치고 한국어로 인터뷰에 응한 지나 김은 "부모님께 한국말을 배웠는데, 아직 많이 배워야할 것 같다"며 "같이 사는 할머니께서 영어를 못 하셔서 한국어로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지나 김은 2000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태어났고,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 중이다.
이번 대회 개최지인 찰스턴에도 3살 무렵 잠시 산 적이 있다.
골프를 시작한 계기를 묻자 지나 김은 "할아버지께서 골프를 너무 좋아하셔서, 아빠가 골프를 치셨다.
저도 언니와 함께 어렸을 때 골프를 배웠는데, 언니는 골프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빠 보기가 좀 '짠해서'(안쓰러워서) 저는 골프를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실력이 계속 좋아지더라"고 답했다.
지나 김은 US여자오픈에서 늘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다.
지나 김은 "너무 즐겁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이런 대회에 참가한다는 게 영광이다.
이런 기회가 많이 없으니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
그래서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좋은 경험이니 즐겁게 치고 있다.
프로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있다"며 즐거워 했다.
지나 김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어머니 김상숙 씨는 "원래 컷 통과만 하자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는데, 기대보다 잘하고 있다"며 딸을 대견스러워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스페인어 교수인 김씨는 "딸이 여름 방학 때 오전 8시에 연습을 나가면 오후 8시에야 집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지나 김은 지난 달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골프 단체전에서 듀크대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지나 김은 "원래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이번 경험으로 자신감이 더 생겼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1·2라운드에 비해 3라운드에서 다소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퍼팅이 잘 안됐다.
버디를 잘 못 만들고 실수로 파만 쳐서 안타까웠다"면서도 "프로 무대는 분위기가 다르다.
집중력과 체력이 훨씬 더 좋다"고 말했다.
지나 김은 박성현 등 한국 골프 선수들도 무척 좋아한다.
이번 대회 연습라운드 기간에 만난 양희영과 대화하며 친해졌다고 기뻐했고, '골프 여제' 박인비와 사진도 찍었다.
지나 김은 "박성현 언니를 너무 좋아한다.
어떻게 치는지 봤다.
진짜로 좋다"고 자랑했다.
지나 김은 올해 8월 2학년으로 올라간다.
전공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지나 김의 목표는 프로 골퍼가 되는 것이다.
학업과 골프를 병행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로 전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나중에 프로선수가 돼서 세계 1등을 하고 싶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US여자오픈 우승에 대해서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그보다는 먼저 골프를 행복하게 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