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게임중독 질병분류' 대응 착수…물밑 이견조율

관련 상임위 중심 당정협의…"상임위 간 당정 연석회의도 검토"
신동근, 5일 국회서 간담회 개최…이달 초 복지위원·복지부 비공개 당정협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이용장애(게임중독)를 질병으로 분류한 것과 관련한 법·제도 정비 논의에 착수했다.'게임중독 질병분류'와 관련해 정부 부처별 입장이 엇갈리면서 이를 조율해야 하는 국무조정실의 역할은 물론 당정협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무조정실이 주도하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최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추이를 지켜보면서 상임위원회별 당정협의, 상임위 간 당정 연석회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WHO는 지난달 25일 총회에서 게임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안을 통과시켰다.정부는 이 권고의 효력이 발생하는 2022년부터 게임중독에 대한 정책을 펴게 된다.

WHO의 결정에 대해 게임 이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는 환영했으나, 국내 게임 산업을 진흥시키려는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난색을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부처 간 갈등 조짐을 우려하고 있다.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게임중독은 언젠가 터질 화산 같은 이슈"라며 "이번 기회에 잘 정리해 산업도 살리고 건강도 지키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리석은 부처 이기주의를 각별히 유념하라"며 "우리 당도 상임위와 소통하면서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일단 국회 상임위별로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WHO 권고사항이 발효되기까지 충분한 시간(3년)이 남은 만큼 섣불리 방향을 정하기보다 추후 이견 조율을 위한 기초작업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오는 5일께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중독 전문가를 초대해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 의원은 통화에서 "게임업계와 의료계의 전문가를 모시고 간담회를 조직했다"며 "자기 입장만 얘기하고 끝내는 토론회보다 입장차를 좁히고 균형을 찾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문체위 한 관계자는 "설령 게임중독의 질병 등재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게임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도 이달 초 복지부와의 비공개 당정협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기 의원은 통화에서 "작년에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 논쟁이 있었다.

그래서 말을 앞세우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충분히 살펴보고 필요하면 문체위와 협업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최근 정책 결정의 상임위 중심주의를 천명했다"며 "게임중독을 둘러싼 갈등 조율은 당의 주도성을 보여줄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