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TA 서울총회로 경영보폭 넓히는 조원태…한진 새 총수 확인

총회의장 맡아 영어로 회의 진행하며 국제무대에 얼굴 알려
IATA 집행위원·스카이팀 회장단 의장 맡아 '대한항공 대표' 입지 다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총회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총회 의장을 맡아 세계 항공업계에 얼굴을 알리고 IATA 집행위원, 스카이팀 회장단 의장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대한항공 대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조 사장은 2일 오전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5차 IATA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총회를 이끌 의장으로 선출됐다.

전통적으로 IATA 총회 의장은 그해 총회를 주관하는 항공사 대표가 맡는 것이 관례다.작년 총회에서 대한항공이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이 의장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지난 4월 조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조 사장이 의장직을 넘겨받았다.

그는 이날 의장 선출 직후 수락사에서 "항공업계에 다가올 여러 기회와 위기, 도전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이번 총회에서 의장으로서 성공적인 논의가 이뤄지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개막식 축사를 맡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연단에 올라 밝게 웃으며 악수를 했다.김 장관은 축사에서 "한국의 항공산업이 IATA와 회원사의 성원과 지지, 대한항공 등 항공사의 노력이 더해져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대한항공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이날 의장석에 앉아 비교적 유창한 영어로 회의를 주재하며 총회를 이끌었다.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때도 있었지만, 이내 여유를 찾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회의를 진행했다.개막식 직후 이어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조 사장은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IATA 사무총장 등과 함께 각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보잉737-맥스 사고에 따른 피해를 묻는 말에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고, 항공 자유화 관련 질문에는 "특별한 의견은 없지만, 한국 정부 정책에 따르는 게 항공사로서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소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이어진 총회에서 IATA 집행위원회(BOG) 위원으로도 선출됐다.

BOG는 IATA의 최고 정책심의·의결기구로, 집행위원 임기는 3년이다.

의장석 옆에 앉은 주니악 사무총장이 BDG 신임위원 명단 13인에 조원태 사장의 영문 이름인 '월터 조'(Walter Cho)라고 적힌 것을 보고 조 사장에게 축하한다는 듯 미소를 건네기도 했다.

조 사장은 전날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회장단 회의에서도 회장단 의장으로 선출됐다.

현재 19개 항공사를 회원사로 둔 스카이팀은 그동안 사무국에서 의장 역할을 대신해왔지만, 올해부터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 의장직을 맡기로 방침을 바꿨다.

대한항공은 "세계항공업계 및 스카이팀 내에서 대한항공의 위상을 반영해 조 사장을 첫 번째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조 사장이 회의장을 옮겨 다닐 때마다 국내 취재진이 대한항공 경영권 문제나 부친 작고 후 상속 문제 등에 관해 물었으나 그는 답변을 피했다.

대한항공은 총회 마지막 날인 오는 3일 오후 조 사장이 참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연다.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IATA 개최 및 성과를 비롯한 경영권·상속 등 이슈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