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까지…'막말 파문' 휩싸인 한국당

"헝가리 참사, 골든타임 3분" 발언
당내서도 "적은 내부에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사진)이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에 대해 작성한 글이 논란에 휩싸였다. “안타깝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는 내용을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다. 민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실종자들을 간절히 찾고 있는 가족들을 고려할 때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곧바로 쏟아졌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온 나라가 비탄에 빠져 있는데 한국당은 무책임한 발언으로 정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민 대변인은 “안타깝다”는 말을 빼고 글을 수정했지만 싸늘한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다.한국당의 설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민 대변인의 글은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정부의 외교 실패를 비판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보다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해 곤욕을 치른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11일 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을 썼다가 사과했다. 4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받은 메시지라며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자. 징글징글하다”는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됐다.

한국당 안에서도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아슬아슬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 최대의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이 돌 정도다. 한 한국당 의원은 “비판하더라도 품격이 있어야 하는데 수위 조절을 못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