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관세협상 곧 착수…트럼프는 '멕시코 때리기' 계속

3일부터 워싱턴서 양국 통상·외교 장관 잇따라 회담
트럼프 "협상 결렬돼도 OK"…멕시코 대통령 "미 국민은 우리 친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문제 해결을 위해 꺼내든 대(對) 멕시코 관세카드를 놓고 미국과 멕시코가 금주부터 이민과 무역 이슈에 대한 장관급 대화를 시작한다.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수위를 높여가며 '멕시코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이 타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그라시엘라 마르케스 멕시코 경제장관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3일 미국 워싱턴에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르케스 장관은 전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로스 장관과 만나 대화했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멕시코 대표단을 이끄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은 이민 문제 등을 놓고 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관세 부과를 피하고 싶은 멕시코가 이민자 유입을 차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미 출신 이민자를 막지 않는다면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멕시코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미국 내에서도 반발을 불러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2일 트위터에 "멕시코는 미국을 '오남용해온 자'(abuser)"라고 비난하며 "취하기만 했지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수십년간 이런 식으로 계속돼왔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후엔 "멕시코가 국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규모 대표단을 보내려 한다.

문제는 그들이 지난 25년 동안 '논의'를 해왔다는 것이다.

우린 말이 아닌 행동을 원한다"고 협상 전 기선제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방문길에 오르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멕시코와의 협상이 결렬돼도 미국으로선 잃을 것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마약과 인신매매를 포함해 모두가 멕시코를 통해 넘어온다.

그걸 막을 것"이라며 "(협상에서) 무엇이 이뤄질지 보자. 타결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뭘 할지 알 것이다.

(타결이 안 돼도) 난 정말 괜찮다"고 말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이 문제 해결과 관련해 극도로 진지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단순히 말뿐인 위협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으름장에 맞서는 멕시코의 전략은 '친절한 방어'라고 AP통신은 표현했다.

협상을 통한 타결을 기대한다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을 향한 유화적인 메시지를 이어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일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의 정유공장 기공식에서 "멕시코 정부는 미국 정부의 친구이고,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로 남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는 미국 국민의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민을 향해 "그 무엇도, 누구도 우리의 아름답고 숭고한 우정을 깨는 걸 원치 않는다"고 호소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의 식민지가 되고 싶진 않다"며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멕시코는 또 양국 농무장관 회동을 통해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미국 농가에 미칠 타격도 강조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