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단기차입 부담 줄이는 현대重지주, 첫 5년 만기 회사채 2000억 발행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등
재무개선으로 조달 환경 좋아져
▶마켓인사이트 6월 3일 오전 10시46분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5년 만기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4일 5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다. 조만간 같은 만기의 채권을 추가 발행해 500억원을 더 조달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단기차입금을 상환해 차입금 만기구조를 장기화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할, 설립됐다. 출범 이후 주로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조선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들이 장기로 자금을 빌려주는 데 부담을 느껴서다. 이 회사는 만기 1년 미만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다가 지난해부터 2~3년 만기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투자자들 사이에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중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현대중공업 유상증자, 하이투자증권 매각, 시추선 매각 등을 통해 2조원 이상을 마련했다. 올 들어서도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 4월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 팔아 단숨에 1조3749억원을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자금이 투입될 수 있지만 재무상태에 큰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을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쪼개는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대우조선 최대주주) 간 주식교환을 통해 대우조선을 인수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인수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부담할 돈은 한국조선해양 유상증자(1조2500억원)에 참여할 때 출자할 3500억~42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