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적자' 한전, 누진제 완화로 최대 3천억원 부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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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적자 보전 방안 추후 검토…전력 공급은 차질 없을 것"
한전 "누진제 완화같은 전기요금 할인보다 재정이나 기금 활용해야"
정부가 3일 발표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전력판매 수입은 최대 3천억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민관 누진제 개편 태스크포스(TF)에서 제시한 3가지 방안과 관련, 작년 폭염 당시 사용량 기준으로 볼 때 한전이 부담할 할인 추정액은 누진구간 확장안 2천847억원, 누진단계 축소안 1천911억원, 누진제 폐지안 2천98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러나 아직 이들 3가지안 중 확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한전 적자 보전방안도 추후 검토할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찬기 전력시장과장은 이날 전문가 개편안 토론회에서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일정부분 부담하고 정부도 소요재원 일부를 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구체적 규모나 방식은 정부 예산 편성 및 국회 심의를 거쳐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전은 지난해 여름 111년 만의 폭염 당시 누진구간이 확대된 데 따라 3천611억원을 부담한 바 있다.
정부는 당시에도 지원을 약속했지만 예비비로 357억원만 충당해줬을 뿐이다.
정부에서 예산을 신청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결국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올해도 정부가 지원을 얘기하지만 국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이미 지난 1월∼3월 연결기준 6천299억원의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정부는 그럼에도 전기료 인상을 통한 한전 적자 메꾸기는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탈원전 정책에 따른 적자 발생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유가 인상 등 발전용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전 권기보 영업본부장은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게 3가지 안에 포함돼 있지만 할인 재원을 어떻게 하느냐가 한전에는 가장 큰 문제"라며 "작년 적자에다 1분기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고 이사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한전에 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달라는 게 공기업이지만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회사로서 한전의 기본 입장이라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원전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어도 최소한 올 2분기까지는 재무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그 이후도 재무개선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전은 누진제 완화 같은 전기요금 할인보다는 정부의 재정이나 전력산업기금을 활용하는게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작년에도 전기요금 복지할인 5천500억원을 정부의 복지 재정에서 활용한 만큼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바우처 기금을 활용하는 게 시장 논리에 더 맞다는 설명이다.
권 본부장은 다만 "작년 폭염처럼 전기사용량이 많으면 한전 부담도 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담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은 상황이 가변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전 측은 누진제 할인 부담 등을 고스란히 떠안는데 대해서는 주주이익 보호 차원에서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는 한전과 긴밀히 협의해 전기요금 약관에 개편안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일각에선 한전의 재정부담을 낮추기위해 기존 전력소비가 낮은 저소득층 등에 제공하는 할인혜택인 '필수사용공제'를 폐지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박찬기 전력시장과장은 "전혀 고려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배 민관 TF 위원장도 "필수사용공제 부분은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필수사용공제 대상 가운데 에너지 사용이 적은 고소득자가 끼어있다는 부분도 좀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3가지 안에 따라 누진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할 경우 전력소비가 급증해 전력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없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토론 참가자들은 대체로 전력예비율이 충분해 문제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과장은 이미 작년 111년만의 폭염 당시 여름철 할인을 적용한 바 있고, 이번 3가지 대안 중 어떤 것을 적용해도 현재로선 수급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다른 전문가들도 주택용 전력사용 비중이 전체 사용량의 13%밖에 되지 않고 주택용 전력피크와 전력계통상 피크 시간대가 서로 다른데다가 700만 킬로와트(kW)의 공급 예비율이 있어 당분간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연합뉴스
한전 "누진제 완화같은 전기요금 할인보다 재정이나 기금 활용해야"
정부가 3일 발표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전력판매 수입은 최대 3천억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민관 누진제 개편 태스크포스(TF)에서 제시한 3가지 방안과 관련, 작년 폭염 당시 사용량 기준으로 볼 때 한전이 부담할 할인 추정액은 누진구간 확장안 2천847억원, 누진단계 축소안 1천911억원, 누진제 폐지안 2천98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러나 아직 이들 3가지안 중 확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한전 적자 보전방안도 추후 검토할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찬기 전력시장과장은 이날 전문가 개편안 토론회에서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일정부분 부담하고 정부도 소요재원 일부를 재정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구체적 규모나 방식은 정부 예산 편성 및 국회 심의를 거쳐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전은 지난해 여름 111년 만의 폭염 당시 누진구간이 확대된 데 따라 3천611억원을 부담한 바 있다.
정부는 당시에도 지원을 약속했지만 예비비로 357억원만 충당해줬을 뿐이다.
정부에서 예산을 신청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결국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올해도 정부가 지원을 얘기하지만 국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이미 지난 1월∼3월 연결기준 6천299억원의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정부는 그럼에도 전기료 인상을 통한 한전 적자 메꾸기는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탈원전 정책에 따른 적자 발생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유가 인상 등 발전용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전 권기보 영업본부장은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게 3가지 안에 포함돼 있지만 할인 재원을 어떻게 하느냐가 한전에는 가장 큰 문제"라며 "작년 적자에다 1분기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고 이사회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한전에 추가적인 재무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달라는 게 공기업이지만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회사로서 한전의 기본 입장이라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원전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어도 최소한 올 2분기까지는 재무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그 이후도 재무개선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전은 누진제 완화 같은 전기요금 할인보다는 정부의 재정이나 전력산업기금을 활용하는게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작년에도 전기요금 복지할인 5천500억원을 정부의 복지 재정에서 활용한 만큼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바우처 기금을 활용하는 게 시장 논리에 더 맞다는 설명이다.
권 본부장은 다만 "작년 폭염처럼 전기사용량이 많으면 한전 부담도 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담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직은 상황이 가변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전 측은 누진제 할인 부담 등을 고스란히 떠안는데 대해서는 주주이익 보호 차원에서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는 한전과 긴밀히 협의해 전기요금 약관에 개편안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일각에선 한전의 재정부담을 낮추기위해 기존 전력소비가 낮은 저소득층 등에 제공하는 할인혜택인 '필수사용공제'를 폐지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박찬기 전력시장과장은 "전혀 고려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배 민관 TF 위원장도 "필수사용공제 부분은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필수사용공제 대상 가운데 에너지 사용이 적은 고소득자가 끼어있다는 부분도 좀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3가지 안에 따라 누진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할 경우 전력소비가 급증해 전력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없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토론 참가자들은 대체로 전력예비율이 충분해 문제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과장은 이미 작년 111년만의 폭염 당시 여름철 할인을 적용한 바 있고, 이번 3가지 대안 중 어떤 것을 적용해도 현재로선 수급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다른 전문가들도 주택용 전력사용 비중이 전체 사용량의 13%밖에 되지 않고 주택용 전력피크와 전력계통상 피크 시간대가 서로 다른데다가 700만 킬로와트(kW)의 공급 예비율이 있어 당분간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