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사기"라던 글로벌銀…가상화폐 발행 열풍

무역전쟁 불안에 투자 대안 부상
UBS 컨소시엄, 자체 코인 준비
JP모간도 수개월 내 발행 추진
JP모간,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가상화폐 발행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신중했던 가상화폐에 대한 기존 태도를 180도 바꾸고 있다. 가상화폐 발행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공공거래장부) 기술이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퍼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가상화폐가 안전한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도 시장 선점에 나선 이유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계 글로벌 IB인 UBS를 주축으로 한 대형 컨소시엄이 내년 자체 가상화폐인 ‘유틸리티 세틀먼트 코인(USC)’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USC 프로젝트’로 이름 붙여진 이 계획에는 스페인 산탄데르,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영국 바클레이즈, 홍콩 HSBC, 독일 도이체방크, 미국 멜론은행 등 세계적인 은행이 대거 참여한다.

FT는 “글로벌 은행들은 2015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며 “이들이 발행한 가상화폐를 이용하면 국가 간 결제 등에서 복잡한 거래 과정과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대형 은행들도 서둘러 가상화폐 발행에 나서고 있다. 가상화폐 ‘JPM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최대 IB인 JP모간이 대표적이다. JP모간은 지난 3월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최초로 가상화폐 JPM코인을 수개월 내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달러화와 1 대 1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JP모간 기업 고객의 국가 간 결제와 증권거래 등에만 사용된다. 모든 거래에 사용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다른 점이다.JP모간은 2017년 9월 비트코인 투자 붐이 일어나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이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할 정도로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직접 발행을 추진할 만큼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일본 미즈호은행도 3월 가상화폐 ‘J코인’을 발행했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서클(디지털자산 플랫폼), 빗고(가상화폐 지갑), 빔(비트코인 결제 및 송금) 등 가상화폐 관련 기업에 투자하면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피델리티그룹은 자회사인 피델리티디지털애셋을 통해 3월부터 가상화폐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수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