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신설' 김여정, 52일 만에 등장…공연 본 김정은, 또 '일본새' 질타

김정은, 호통 정치로 기강잡기
CNN "총살설 김혁철 살아있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아 근신설(說)이 돌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관람 행사에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세 번째)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맨 왼쪽)이 지난 3일 김정은과 함께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개막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과 이설주 부부의 전날 평양 5·1경기장에서의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을 보도하며 수행원에 김여정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김여정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52일 만이다. 그는 김정은 부부 바로 오른편에 앉아 정치적 위상이 더욱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2일 김정은과 함께 군인가족 예술공연에 참석해 일각의 노역형설을 일축시킨 김영철 당 부위원장도 집단체조 공연 행사에 나왔다.

‘인민의 나라’는 북한이 이달부터 10월 중순까지 진행하는 집단체조 공연이다. 북한에선 1946년 5월 ‘소년들의 연합체조’부터 ‘빛나는 조국’까지 80여 편의 작품이 창작됐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공연을 본 후 관계자들을 따로 불러 크게 문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그릇된 창작·창조 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에 대해 심각히 비판하셨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최근 ‘호통 정치’로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보도된 자강도 강계 일대 현지시찰에서 김정은은 간부들을 수차례 질책했다. 과학·예술 영재교육기관인 ‘배움의 천리길 학생소년궁전’에선 건물 리모델링에 대해 “형식주의, 요령주의, 날림식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군수공장, 도시건설계획현장 등을 보면서도 “일본새가 정말 틀려먹었다” “기분이 좋지 않다” 등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했다.

김정은의 기강 잡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총살설이 나돌던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도 살아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은 4일 “김혁철이 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문책당하고 구금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혁철의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무거운 형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