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익 24% 증가할 때 임금 소득은 5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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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부터 틀렸던 소득주도성장2010년 이후 근로자의 임금소득이 54% 증가하는 동안 기업(자영업자 포함)의 이익 증가율은 2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韓銀 "노동소득분배율
작년 63.8%로 1.8%P↑"
정부가 “경제성장이 근로자의 임금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근로자의 실질소득을 늘리는 소득주도성장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이미 이전부터 장기간에 걸쳐 근로자 소득 증가율이 기업 소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는 얘기다.한국은행은 지난해 노동소득분배율이 63.8%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고 4일 발표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근로자 보수(피용자 보수)와 기업소득(영업잉여), 재산소득 등에서 근로자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물가는 5개월째 0%대…짙어지는 불황 그늘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당초 한국은행이 내놓은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더 내려간 -0.4%로 집계됐다. 2008년 4분기(-3.2%) 이후 41분기 만에 최저치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과 저축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소비자물가도 바닥을 기는 등 곳곳에서 전형적인 불황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455조810억원으로 집계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성장률은 -0.4%로 나타났다. 4월 발표된 속보치인 -0.3%보다 0.1%포인트 추가로 떨어졌다. 속보치 발표 당시 -0.1%였던 건설투자 증감률이 -0.8%로, -2.6%였던 수출이-3.2%로 하향 조정된 탓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6~2.7%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한은 전망치인 2.5%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를 달성하려면 남은 기간 분기별로 1.2~1.3% 이상 성장해야 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2분기 1.3~1.4% 성장하고 하반기에 분기별로 0.9%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대외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상황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소득은 줄고 저축률도 떨어졌다. 1분기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이 소비와 저축 등에 쓸 수 있는 총처분가능소득은 2000년대 들어 최대폭인 1.4% 감소했다. 소비에 비해 소득의 감소폭이 커지면서 1분기 총저축액은 162조3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3.8% 쪼그라들었다. 총저축률은 34.5%로 2012년 4분기(34.1%) 후 25분기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소비여력이 확 줄어들자 물가 상승률도 좀처럼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벌써 5개월째 0%대 상승률에 머물러 있다. 국제 유가가 전년 동기 대비 낮은 영향도 있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 변동 요인 등을 제외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6% 올랐다. 1999년 12월(0.1%) 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성장률, 물가 상승률 등만 보면 명백한 불황 국면”이라며 “2분기 정부 재정지출과 기저효과 등으로 성장률은 상승세로 돌아서겠지만 수출, 투자 등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올해 2%대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김익환/서민준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