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조각부터 미디어아트까지…3차원 공공미술 '큰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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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아트 서울' 12일 개막공공미술은 품격 높은 삶의 기회를 대중에게 제공하기 위해 일정 공간에 예술의 향기를 불어넣는 프로그램이다. 영국 미술행정가 존 윌렛이 1967년 발간한 《도시 속의 미술》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1970년대 국내에 도입된 공공미술은 초기에 대중보다 장소의 관점으로 접근하며 창작과 예술성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전통 돌조각은 물론 건물 외벽의 디지털아트, 주민 참여형 설치 작업, 복합문화 공간의 초대형 상징물까지 대중의 호응을 이끌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외 화랑 86곳서 2000여 점 출품
공공미술시장 활성화와 대중화를 지향하는 대규모 3차원 조형미술 장터가 열린다. 오는 12~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지는 ‘조형아트 서울’이다. ‘새로운 공존’을 주제로 원로 조각가 전뢰진과 이건용 씨, 광화문 ‘세종대왕상’ 조각가 김영원 씨, 이스라엘 출신 데이비드 거슈타인, 영국의 데이미언 허스트, 일본의 구사마 야요이 등 국내외 유명 작가 400여 명의 작품 2000여 점이 전시된다. 작품값도 10~20% 저렴하다. 기업은 작가의 이색 작품을 사들여 소비자의 호감도를 높이고,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에게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다.박영덕화랑을 비롯해 청작화랑, 웅갤러리, 윤갤러리, 이정갤러리, 프랑스 오송갤러리, 미국 아트센터 마이애미, 중국 묵지아트 등 국내외 86개 화랑이 이색적인 조각과 설치 작품으로 판매전에 뛰어든다.
박영덕화랑은 초현실적인 환상의 세계를 탐구하는 영국 작가 리반스 마리아의 콜라주 작품과 3차원 조형물을 내놓는다. 청작화랑은 전뢰진·유영교·이왈종 씨의 조형물, 신재환 씨의 돌조각 등 인기 작가의 작업을 통해 컬렉터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비앙갤러리는 야요이의 조각 ‘호박’을 들고 나온다. 웅갤러리(김영주), 윤갤러리(김원근), 이정갤러리(문인수), 갤러리 혜원(이건용), 오션갤러리(투마스 라마디유) 등도 묵직하고 강렬한 작품을 고루 출품한다.
국내외 공공미술을 탐색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전도 열린다. 원로 대표작가 특별전에서는 김영원 씨의 이순신 동상과 기(氣) 정신을 응축한 ‘참선 드로잉’, 제자인 조각가 장승효와 협업한 미디어 아트, 3m 크기의 브론즈 조각에 영상을 투사한 신작 ‘바라보다’ 등 1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야외에 설치하던 대형 조형물을 전시장 안으로 끌고 들어온 대형 조각 특별전도 펼쳐진다. 지난해 10원짜리 동전을 쌓아 올린 비너스 조각으로 화제를 모은 김승우 씨는 동전 조각 ‘자이언트’를 출품한다. 박찬걸 씨는 얇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하나하나 얹은 대형 조각 ‘아폴론’을 내보인다. 고성희 씨의 유리 조각, 문지혜 씨의 핀 작업도 관람객의 흥미를 돋울 예정이다.한국미술협회와 함께 40대 이하 젊은 작가들의 공모전도 열린다. 관람객들이 직접 공모 평가에 참여해 대상 작가와 우수작, 인기 작품을 뽑는다. 미술가의 인연을 테마로 꾸민 ‘새로운 만남’ 전에서는 부부인 김근배·박선영 씨, 동향인 박수진·최창임 씨, 대학 동문인 권미혜·김희진 씨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