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러 시진핑 주석과 회담…"한반도 문제 등 논의 예정"

5~7일 방러 시 주석, 첫날 푸틴 만나…"대미 공조 방안도 의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를 국빈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국제 현안 및 양자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혔다.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푸틴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4일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모스크바에서의 러-중 정상회담과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 참석 등을 위해 5~7일 러시아를 방문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우샤코프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5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개최할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통상·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한 양자 현안과 한반도 문제 등을 포함한 국제 현안에 대해 두루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샤코프는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과 동북아 지역 평화·안보 체제 창설을 지지하고 있으며 중-러가 함께 제안한 '로드맵'(한반도 문제의 평화적·단계적 해결 구상)도 이행되고 있다"면서 두 정상이 회담에서 한반도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두 정상은 또 이란 핵합의 무산 위기, 시리아 내전, 베네수엘라 사태 등에 대해 견해를 교환하고 무역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중 양자 현안과 관련해선 무역·통상 관계 강화 방안 외에 에너지·산업·우주 분야 협력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러시아에선 현재 중국 기업들의 참여로 30여개 22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 합작 사업이 이미 이행됐거나 이행 중에 있다.조만간 모스크바 인근 툴라주에 중국 자동차 공장이 문을 열 예정이며, 양국이 장거리 여객기와 중형 헬기를 합작 생산하는 방안도 협의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선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중국 수출을 위한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러시아 북극권 야말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만들어 수출하는 프로젝트에도 중국이 참여하고 있다.

원자력 분야 협력도 추진되고 있다.양국은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러시아가 밀어붙이고 있는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사업 간 연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회담 뒤 양자 관계 협력 의지를 담은 '신시대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 관계 발전에 관한 공동선언', 국제 현안에서의 공조 구상을 포함한 '신시대 전략적 안정성 강화 선언' 등 2개의 공동의정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뒤 볼쇼이 극장 기념 음악회 등 양국 수교 70주년 기념행사에도 함께 참석한다.

시 주석은 방러 이튿날인 6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하고 푸틴 대통령과의 접촉을 이어간다.

두 정상은 6일 저녁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서 통역만 대동한 채 비공식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우샤코프 보좌관은 전했다.푸틴 대통령이 졸업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는 시 주석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