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형들에게 공을 돌린 이강인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송곳 패스·예리한 킥으로 공격 구심점 역할…"집중견제, 당연하다고 생각"
"진짜 감사해서 그래요. 형들한테도, 코치진분들께도, 팬들에게도요."이강인(발렌시아)은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끊임없이 되풀이했다.

이강인은 5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오세훈(아산)과 더불어 투톱 공격수 포지션을 맡았지만, 사실상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누비며 경기를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했다.한국은 후반 39분 터진 오세훈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낚았다.

전반 동안 일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과 역습상황에서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에 기대 공격을 풀었다.

이강인은 양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수차례 예리한 패스를 뿌렸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킥을 전담했다.전반 23분에는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상대 핸드볼 반칙을 유도한 뒤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슈팅을 때렸다.

일본의 오른쪽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그의 프리킥은 한국이 이 경기에서 기록한 첫 슈팅이었다.

전반 32분에는 상대의 강한 압박을 '마르세유 턴'으로 벗겨내고 전방의 조영욱에게 패스를 뿌려주기도 했다.팀의 '에이스'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이강인은 승리의 공을 형들에게 돌렸다.

그는 "형들이 너무 열심히 해줬다"며 "탈락해도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의 경기는 처음인데, 확실히 조직력도 뛰어난 좋은 팀이라고 느꼈다"면서도 "형들도 저도 정말 간절했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벤치를 지켰던 동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오늘 경기에 나서지 못한 형들한테도 고맙다"며 "나라면 경기에 못 뛰게 됐을 때 화가 났을 것 같은데 형들은 그런 티를 하나도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치에서도 형들은 계속 우리를 응원해주고 함께 기뻐해 줬다"라며 "그런 형들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코치진과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강인은 "훈련과 대회 기간 편하게 해주신 코치진은 물론 직접 현장에 와주신 관중들과 한국에서 응원해주시는 축구 팬들께도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강인은 이번 경기에서 일본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전반 40분 니시카와 준과의 볼 다툼 과정에서 상대 무릎에 허벅지를 맞은 이강인은 경기장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일본 선수가 휘두른 팔꿈치에 맞아 코 부분이 빨갛게 부어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담담했다.

그는 "집중마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나에게 수비가 많이 오면 다른 쪽에 기회가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전방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화 치열하게 경합했던 이강인은 많이 지쳐 보였다.

이강인은 "정말 힘들고,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 같다" 면서도 "어떻게든 버티며 끝까지 집중해서 다음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이어 "이런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성장하고,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