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무너진 비트코인, 고래 1명 '덤핑' 때문으로 추정

비트코인 2만5000개 동원한 고래에 시장 충격
3시간 동안 120억원 가까운 차익 챙겨
비트코인 2만5160개를 보유한 고래(거물)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수면 밑으로 사라졌다.
지난 4일 비트코인 가격의 급락은 특정 고래(거물)의 의도적 덤핑(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투매하는 행위)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 트랜잭션(암호화폐 거래) 모니터링 사이트 '웨일 알러트'에 따르면, 이날 2만5160개(약 2600억원)의 비트코인 이동이 감지됐다. 2개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나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로 입금된 이 비트코인들이 시장에 매각됐다.포브스·포춘 등 외신들은 "암호화폐 시장 고래의 움직임 때문에 갑작스런 매도세가 나왔다"면서 "비트코인은 가장 널리 거래되는 암호화폐지만 여전히 대형 홀더들에 의한 가격 변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짚었다.

비트코인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진 탓에 가격이 급락했다. 1040만원선(이하 업비트 기준)을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약 30분 만에 96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어 패닉셀이 쏟아지며 920만원대까지 추가 하락했고, 5일 오전 9시20시 기준 960만원 내외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한 소유주는 패닉셀이 쏟아져 해외 거래소 가격이 8000달러(약 942만원) 아래로 떨어지자 비트코인을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웨일 알러트는 두 차례에 걸쳐 총 2만5160개의 비트코인이 다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지갑 주소로 빠져나갔다고 언급했다. 이번 급락을 유도한 고래는 약 3시간에 걸쳐 비트코인을 코인베이스로 옮기고 대량 매도한 뒤, 낮은 가격에 다시 매수해 코인베이스를 빠져나간 셈이다.

중국 암호화폐 미디어 비스제는 "이번 덤핑으로 고래가 벌어들인 수익은 1000만달러(약 11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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