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남북연락사무소 '라인업' 변화…운영방식 재정립 주목

남측 소장·부소장 연달아 교체…남북관계 교착속 '실질적 운용' 모색할 듯
남북한을 잇는 상시소통 창구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남측 소장과 부소장이 모두 교체되면서 사무소 주요 구성원 '라인업'이 전반적으로 바뀌는 모양새다.특히 최근 남북관계 교착 상황에서 연락사무소의 인적 구성 변화와 함께 운영 방식 등의 재정립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지난해 9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함께 초대 사무처장으로 일해온 김창수 사무처장은 지난 4일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에 임명됐다.

김 비서관은 사무처장이자 남측 부소장으로서 그동안 개성 사무소에 상주하며 근무했다.남측 상주 인사로는 최고 당국자로서, 북측 부소장 격인 소장대리들과 부소장 회의도 갖고 사무소 운영 및 남북간 사안 등을 조율해 왔다.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연락사무소 운영부장이 사무처장 직무대리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주 직책인 남측 소장(차관급)을 겸하던 천해성 전 통일부 차관도 지난달 23일 이임했다.아직 후임 소장이 정식으로 임명되지는 않았지만, 서호 신임 통일부 차관이 이어받는 것이 유력하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소장 임명 절차는 현재 진행이 되고 있고, 금주 중으로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금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연락사무소 북측 고위 인사들의 근무 패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역시 비상주 직책인 전종수 북측 소장은 통상 금요일마다 열리던 소장회의에 올해 1월 25일을 마지막으로 참석하지 않고 있다.

북측 부소장 격인 소장대리의 경우 이전에는 황충성·김광성 소장대리가 교대로 상주 근무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김영철 '임시' 소장대리와 김광성 소장대리가 번갈아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변화는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대남정책을 '총화'하고 대남라인을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개소 이후 정착됐던 '초기' 연락사무소 체제에 유동성이 생긴 만큼, 인적 변동을 계기로 향후 운영 방식이 변화할지에 눈길이 쏠린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는 남북 소장회의와 관련해 "새로 남측 소장이 임명되는 계기로 운영방식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일주일에 한 번 고정적으로 올라가는 일보다는 서로 상대방과 협의해서 되는 날로 해서 가는 게 좋을 거 같단 생각"이라며 소장회의를 '비정기적 개최' 방식으로 변경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일단 오전과 오후 연락대표 접촉으로 사무소의 기본 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소장회의의 '실질적인 운용'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연락사무소가 재활성화되려면 남북관계가 큰 틀에서 풀려나가야 한다는 인식도일각에 있다.이상민 대변인은 "현재 남북 간 정례 연락이나 협의채널은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