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다뉴브강 수위…늦어지는 유람선 인양

크레인선 5.5㎞ 지점 대기
수위 30㎝ 내려가면 출발
시신 총 11구 수습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지난 4일 헝가리 수색팀이 잠수 수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헝가리 대테러청 제공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선체를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강물 수위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아 크레인 도착이 지연되면서다. 사고가 일어난 지 9일째인 6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총 11구의 시신을 발견하는 등 시신 수습 작업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6일 헝가리 당국에 따르면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할 동유럽 최대 규모 수상 크레인인 ‘클라크 아담’은 침몰 현장에서 5.5㎞ 떨어진 장소에 정박해 있다. 침몰사고 지점에 도착하려면 다뉴브강 교각인 아르파드 다리와 머르기트 다리 밑을 통과해야 하는데 아직 강 수위가 높기 때문이다. 클라크 아담이 머르기트 다리 아래를 지나가려면 수면과 교각 사이 거리가 4.5m 정도 확보돼야 하지만 5일 저녁 측정 결과 4.2m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헝가리 정부는 당초 6일 오후 인양 작업을 시작해 9일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소 차질이 생겼다.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대령은 6일 “강 수심이 내려가야 크레인이 사고지점으로 올 수 있다”며 “헝가리 측에서는 크레인의 다리 통과 시점을 9일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물 높이만 30㎝가량 내려간다면 클라크 아담은 침몰 현장에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크레인 이동과는 별개로 헝가리와 한국의 잠수 요원들은 체인과 로프를 통한 선체 결박 등 선체 인양을 위한 기초 작업에 들어갔다.

인양 작업에 들어가면 실종자 유실을 막으면서 온전히 선체를 들어올리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4일 이뤄진 수중수색 결과 선박 중간 출입문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당국은 선박 중간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깨질 우려가 있는 창문 등에 막대나 체인을 고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뉴브강 하류를 중심으로 연일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시신 수습에선 성과를 보이고 있다. 5일에는 4구의 한국인 시신을, 6일에는 2구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2구의 시신도 한국인으로 밝혀지면 6일 오후 기준 한국인 사망자는 18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8명이 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