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 쌓아두지 못한다

이월 물량 제한…거래시장 활성화
정부가 남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다음해로 넘기는 이월 물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잉여배출권을 많이 쌓아놓지 말고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해 배출권 거래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환경부는 7일부터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 2단계 계획’을 변경해 온실가스 배출권 이월을 제한한다고 6일 발표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업종별 간담회, 공청회 등을 거쳐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달 24~29일 할당위원회의 서면 심의를 거쳐 변경안을 확정했다. 이월 제한은 배출권 할당 기업이 올해 배출권을 아무리 많이 확보해도 다음해로 넘길 수 있는 물량을 제한해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 내놓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기존에는 계획기간(1차 2015~2017년, 2차 2018~2020년) 간 배출권 이월 제한은 있었지만 이행 연도 간에는 이월이 가능했다.하지만 앞으로 잉여배출권을 보유한 업체는 순매도량(배출권 판매량)에 따라 이월 규모가 정해진다. 2018년 배출권은 순매도량의 3배, 2019년 배출권은 순매도량의 2배만큼 이월이 가능하다.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한 뒤 여유분이나 부족분을 다른 기업과 거래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5년 도입했다.

이번 조치로 배출권을 구하고 싶어도 시장에 물량이 부족해 구입하지 못했던 온실가스 다배출 업체(정유, 철강, 발전 등)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장이재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위해 최소한의 거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배출권 거래가 더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