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캔 맥주 싸진다"…호가든·버드와이저 국내 생산 전환도 '기대'

내년부터 맥주와 탁주에 대한 주류 과세기준이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수입맥주에 밀리던 국산 맥주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해외 맥주의 국내 생산 전환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정소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병 및 페트 타입 맥주의 주세는 소폭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캔 맥주의 주세는 약 26% 감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정 연구원은 "이번 주세 개편에 따라 저가 수입맥주의 공세로 위축됐던 B2C(소매) 채널을 중심으로 국산 맥주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라며 "이번 개편안에서 주세 부담이 가장 크게 절감된 캔 맥주가 소매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터당 주세 830원 일괄 적용을 통해 국내맥주와 수입맥주의 주세 부담 차별이 제거되면서 저가 수입맥주의 가격은 올라가고, 국내맥주 가격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소매 채널에서는 수입맥주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맥주 가격이 올라 가면 소비자 체감 상 평균 맥주 가격은 상승해 보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저가 맥주에 대한 수요는 향후 발포주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맥주의 국내 생산 전환을 통한 주류 업체들의 이익 개선속도 증가도 기대된다. 과거 종가세를 기반으로 한 수입맥주와의 주세 차별로 인해 맥주 생산은 국내보다 해외생산이 유리했던 상황이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주세 경감을 위해 전량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던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카스 740㎖ 등을 해외에서 생산해 역수입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주세 전환을 통해 오비맥주는 그 동안 해외 생산을 지속하던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의 브랜드를 국내 생산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롯데칠성의 경우에도 유통만을 담당하던 수입맥주(몰슨쿠어스 브랜드)를 국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국내 주류 업체들의 맥주 생산 가동률 상승으로 이익 개선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오비맥주 관계자는 "종가세 체계에서는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면 할수록 세금을 더 내야 해 차라리 수입하는 게 이익이 나는 구조였다"며 "종량세 도입으로 해외에 나갔던 생산 물량이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져 내수 활성화는 물론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형석 /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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