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게임, 5G 킬러콘텐츠로 떴지만…'질병' 코드에 발목 잡히나

통신업계, 다양한 게임 콘텐츠 '속속'
게임 중계 스트리밍부터 제로레이팅까지
5G 킬러콘텐츠 '게임'…질병 분류 우려도
WHO의 게임 중독 질병 등재를 놓고 찬성하는 복지부와 반대하는 문체부가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게임이 가입자 100만 시대를 앞둔 5G(5세대 이동통신) 산업의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5G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게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게임은 질병'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코드 분류에 발목을 잡힐까 우려하고 있다.

7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국내 이동통신사 합산 5G 가입자 수는 7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는 5G 가입자가 이달 중순께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통신사는 이에 맞춰 빠르고 기지국 단말기가 적은 5G 특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게임 서비스에 '올인'하고 있다. 5G가 고화질·대용량의 게임 트래픽을 빨리 전송하고, 기지국과 단말기간의 지연을 0.001초 내로 단축시켜 ‘렉’(지연)을 줄일 수 있어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서비스는 게임 중계 스트리밍서비스다. 실시간의 방송을 동시에 시청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8월18일까지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생중계에서 ‘5GX’ 멀티뷰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e스포츠 중계를 위한 앱(응용프로그램) ‘e스포츠라이브’를 출시했다. 8월18일까지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 대회 게임 화면을 골라볼 수 있다. KT 5G 가입자는 20개의 풀HD 화면 중 최대 5개의 화면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다.LG유플러스도 5G 게임 방송 서비스 ‘U+게임Live’ 출시,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를 생중계한다. LG유플러스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생중계를 위해 개발사와 2020년까지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통신사는 게임 콘텐츠에 ‘제로레이팅’을 적용하고 있다. 제로레이팅은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할인하는 제도다. 5G에 잘 맞는 콘텐츠인 게임에 제로레이팅을 적용해 가입자 유치에 힘쓰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30일까지 5G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IPTV ‘옥수수’ 내 ‘SKT 5GX관’ 콘텐츠에 제로레이팅을 적용했다. 가상현실(VR), 초고화질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등을 데이터 차감 없이 제공한다. KT는 넥슨의 '트라하'에 제로레이팅을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다음달 5일까지 리니지·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모두의마블·메이플스토리M·포트리스M 총 5가지 게임에 무료 데이터를 지원한다.
WHO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에 반대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29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대식을 열고 활동에 돌입했다. 공대위에는 학회와 협회, 학계 등 89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5G 시대를 맞아 게임이 킬러콘텐츠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질병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임을 질병으로 낙인찍으면 의료적 장애 진단의 대상으로 인식돼 게임 이용률이 현저하게 떨어져 관련 산업 투자와 고용 축소, 국내 IT 기업의 성장 둔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최근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제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게임이용장에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두고 정부와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디지털 경제는 5G 통신기술 등 급속한 성장을 이뤄 현재 200조원 규모로 평가 받고 있다"며 "WHO 결정에 따른 문화적·경제적 파장은 게임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경제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