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투입' 황의조 결승골…벤투호, 호주에 1-0 진땀승

후반 18분에야 첫 슈팅…교체 멤버 홍철-황의조 '골합작'
답답한 '플랜B' 스리백 전술…공격 기회 못 만들어 고전
벤투호,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6월 두 번째 평가전
스리백을 앞세운 플랜B 전술을 가동한 벤투호가 답답한 경기 속에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결승골을 앞세워 호주에 진땀승을 거뒀다.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 호주와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호주와 역대 전적에서 8승 11무 9패를 기록했고, 최근 A매치 3연승을 따냈다.

황의조는 지난해 11월 17일 호주와 원정으로 치른 평가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호주 상대 2경기 연속골을 작성했다.한국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을 상대로 6월 두 번째 A매치를 치른다.

승리를 따냈지만 황의조의 득점이 나오기까지 스리백 전술을 가동한 벤투호의 경기력은 졸전에 가까웠다.

벤투 감독은 호주를 상대로 최전방에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이재성(홀슈타인 킬) 조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친 3-5-2 전술을 가동했다.벤투 체제에서 대표팀이 스리백을 평가전에서 가동한 것은 지난해 12월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 이후 처음이다.

대표팀은 주세종(아산)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은 가운데 좌우 윙백은 김민수(전북)와 김문환(부산)이 맡았다.

스리백은 권경원(톈진)-김영권(감바 오사카)-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늘어섰고,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나섰다.벤투 감독은 전방에 공격 자원의 수를 늘리는 공격형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지만 강한 압박을 앞세운 호주와의 중원 싸움에서 패스 루트를 제대로 찾지 못해 고전했다.

특히 주세종을 시발점으로 빌드업을 펼친 태극전사들은 최전방의 손흥민과 황희찬에게 적절한 패스를 넣어주지 못해 답답한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한국이 이렇다 할 공세를 못 펴는 사이 호주는 롱패스를 활용한 선굵은 축구로 수비진을 괴롭혔다.

호주는 전반 17분 브랜던 오닐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미첼 듀크의 헤딩슛이 한국의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태극전사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김민재가 최전방으로 투입한 패스가 전방으로 쇄도한 황희찬에게 연결되는 듯했지만 뛰어나온 골키퍼의 펀칭에 막혔다.

전반 41분에는 김민재가 과감하게 드리블에 나선 뒤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 크로스를 내준 게 호주 수비수 매슈 저먼의 발에 맞고 굴절돼 호주 골대 옆 그물에 꽂히면서 자책골을 얻어낼 뻔했다.

답답한 경기 운영 속에 태극전사는 전반전에 '슈팅 제로'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만 했다.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 없이 후반전에 나선 대표팀은 후반 5분 만에 역습 상황에서 황희찬의 힐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었지만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전방에서 제대로 고립된 손흥민은 후반 14분 개인기로 페널티지역 왼쪽을 돌파하려 했지만 수비수 3명에 에워싸여 슛 시도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전반 15분에는 호주의 무스타파 아마니에게 왼발을 채여 고통스럽게 쓰러지기까지 했다.

한국은 후반 18분 만에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손흥민의 슛으로 이날 경기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수비벽에 굴절돼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황희찬 대신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투입했고, 황의조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1분 만에 터닝슛으로 한국의 두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이어 후반 28분 홍철(수원)과 나상호(FC도쿄)도 교체로 투입했다.

마침내 꽉 막혔던 경기의 탈출구를 마련한 것은 교체 투입된 황의조와 홍철이었다.

한국은 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이어받은 홍철이 크로스를 올렸고, 황의조가 골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며 오른발 슛으로 호주의 골문을 흔들었다.세 번째 슈팅 시도 만에 득점에 성공한 한국은 후반 36분 페널티아크에서 시도한 손흥민의 왼발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추가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