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리빙·뷰티 등 40여 개 브랜드 입점…엄마와 딸이 함께 즐기는 문화공간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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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향기옷이나 생활소품을 살 때 가급적 여러 브랜드를 둘러보고 사려는 사람이 많다. 가격과 디자인, 색상 등을 꼼꼼하게 비교해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여러 매장을 다 둘러보는 건 시간이나 체력 면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편집숍·멀티숍 인기
현대百, 모든 연령대 공략 편집숍 '더 프리미어 하우스'
이런 불편함을 덜어주는 편집숍, 멀티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브랜드가 한데 모여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데다 콘셉트별로 분류한 곳이 많아 쇼핑하기 편하다는 소비자가 많다. 주방용 테이블보와 여름용 원피스, 원두커피와 마사지기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제품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편집숍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패션·리빙·뷰티 등 40여 개 브랜드 한자리에
현대백화점은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연령대를 공략할 수 있는 ‘에이지리스’ 콘셉트의 편집숍 ‘더 프리미어 하우스’를 지난해 8월 서울 천호점에 처음 열었다. 일반 매장보다 6~8배가량 넓은 크기(400㎡)로, 여성 패션이 입점돼 있는 층의 중앙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곳에서 옷과 생활소품 등을 판매하는 매장을 전략적으로 배치했다.더 프리미어 하우스는 큐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찾아 소개하고 생활습관에 맞는 제품군을 카테고리별로 소개하겠다는 취지다. 더 프리미어 하우스에는 패션, 리빙, 뷰티 등 총 40여 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어 큐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품 수는 300여 종에 달한다. 구매력이 있는 40~60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하지만 젊은 감각의 제품으로 구성해 연령대에 관계없이 둘러볼 수 있게 했다. 기존 편집숍들이 주로 20대 등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것과 다르다.이곳에선 서울 한남동, 성수동 등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독특한 의류 및 슈즈, 잡화,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또 자체 제작 의류와 인테리어 소품을 독점 수입, 판매하는 한남동의 편집숍 ‘페르마타’, 자연 염색 소재와 넉넉한 핏이 특징인 패션 브랜드 ‘아유’, 파스텔 톤의 자연소재를 활용한 라이프웨어 ‘라스네이처’ 등도 입점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편집숍에서 살 게 없었다는 중년층을 위한 제품을 한데 모아놓은 것이 더 프리미어 하우스의 특징”이라며 “슬로 패션 브랜드 등 에이지리스 제품들로 매장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고급 의류에 스페셜티 커피 판매까지
더 프리미어 하우스의 메인 제품은 고급 소재를 사용한 의류다. 대표 브랜드가 ‘오크레’다. 이 브랜드는 25년 이상 제조가공 및 수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선정한 프리미엄 소재만 사용한다. 일상복으로 매일 입을 수 있는 기본 디자인의 바지, 외투 등을 고급스러운 소재로 제작했다. 캐시미어 의류를 합리적 가격대에 판매하는 ‘캐시미어 기프트’, 천연 소재를 활용한 ‘스캘럽’, 친환경 염색기법을 사용한 스카프 브랜드 ‘비채’ 등도 이곳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다.
제모기, 피부 마사지기 같은 뷰티 디바이스도 나와 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모두 관심을 가질 만한 뷰티, 리빙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 이곳의 방침이다. 이스라엘 제모기 브랜드 ‘실큰’, 영국 헤러즈백화점에서 인기를 끄는 화장품 브랜드 ‘샹프리’, 갈바닉 이온 마사지기 ‘바나브’ 등이 대표적이다.매장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더 프리미어 하우스는 ‘엄마와 딸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매장 중앙에 원두커피 편집매장인 ‘어반팟’을 들여놓은 이유다. 어반팟은 최상급 스페셜티 원두를 블렌딩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공간 체류 시간을 늘려 자연스럽게 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
매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매장 면적이 넓은 천호점은 월 평균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인 여성 패션 브랜드의 월 평균 매출(2000만~5000만원)보다 훨씬 많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운영 중인 천호점과 목동점에 이어 2021년에 문을 여는 파크원점(가칭)에도 더 프리미어 하우스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형태의 매장과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 백화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신선하고 독특한 제품을 찾아 큐레이션해주는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